어머니ㆍ형 죽고 아버지는 실종… 외삼촌 "일반인 피해자에도 관심을"

서울광장 앞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합동분향소 주변에 노란리본이 달려있다.(사진=한국아이닷컴 권영민 인턴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36일째인 21일에도 여전히 16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아들딸인 이들의 가족은 여전히 팽목항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그 중 이제나저제나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는 조요셉(8)군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요셉군은 침몰 당시 구조됐지만 어머니와 형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버지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앞서 요셉군 어머니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국민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한 바 있다. 동영상에서 요셉군의 어머니는 사고가 난 세월호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꼭 끌어안은 채 '우리 아이가 오면 이것을 입혀줘야 되는데 우리 아이가 어디 있는지 제발 좀 방송해서 찾아주세요'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사고 직후에는 곧잘 가족을 찾던 요셉군은 보금자리인 부천을 떠나 외삼촌 집으로 옮겨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요셉군의 외삼촌 지성진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요셉이가 죽음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어머니와 형이 천국에 간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서 "애가 나이는 어린데 속이 깊은 건지 처음에는 어머니, 아버지, 형을 찾더니 요즘에는 그냥 잘 찾지를 않는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 아버지를 찾아야 되는데 안 찾으니까 그게 또…"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회자가 "아이가 죽음에 대해 아는 것 같다"라고 하자 지씨는 "처음에는 저한테 배에서 숨 쉴 수 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며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것도 안 물어보고 화장실 가서 혼자 울곤 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실종자가 16명으로 줄어들고 수색 작업도 위험하다고 하는 상태라서 요셉군의 아버지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지씨는 "지금은 저희가 어디를 수색해 달라 그런 말도 못하고, 안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지씨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에서 사후 대책이라든가 특별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일반인 희생자는 또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것. 사회자가 "대통령을 직접 만난다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냐"고 묻자 지씨는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사고가 나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저도 부모 된 입장에서 마음이 얼마나 참혹하실까 이해한다"며 "하지만 일반인들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형제이고 다 소중한 가족이다. 같이 공평하게 신경 써주면 고맙다는 말씀 한 가지만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권씨는 "내가 팽목항에 남을 마지막 사람이 될까 외롭고 두렵다"면서 "실종자 가족 몇 가족 남지 않았는데 잊지 말고, 마지막 1명이 다 구조될 때까지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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