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작업 핵심역할 신한에디피스에 일감 몰아주기

주주서한 발송 압박속 소액주주들과 연대 관심

BYC 모델인 오마이걸 아린. 사진=BYC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BYC의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BYC 소액주주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러스톤이 최근 밝힌 입장문에서 BYC의 기업·주주가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여러 논란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면서 다른 소액주주의 단체행동에도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지난 23일 BYC 지분을 기존 7.82%에서 8.13%로 늘리고 보유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BYC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본격적인 주주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트러스톤이 BYC 지분을 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올해 2월만해도 BYC 지분 5.79%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추가로 3차례 지분을 사들이면서 8%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트러스톤은 지분 확보, 경영 참여 선언과 함께 24일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주서한에는 입장문,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이사회 구성 △배당정책 수립 △유동성 확대 △IR계획 수립 등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내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주주서한은 지난 1년간 BYC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내용으로, 답변 기한은 내년 1월 10일까지다"고 말했다. 이후 BYC 측의 답변에 따라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트러스톤은 BYC에 대한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는 크게 5가지로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 등 사익편취행위 존재 의혹 △특수관계인의 증여세 절감 의혹 △대주주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사업운영 △다수의 무수익 부동산 보유, 보유 부동산 가치 저평가 △하도급법 위반 등 위법행위 등이다.

이중 트러스톤은 BYC 창업주 한영대 전 회장의 손녀(한지원), 손자(한승우)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이 내부거래를 꼬집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손자 한승우 BYC 상무가 58.3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신한에디피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5억8370만원으로 이중 특수관계자 간의 매출액 비중은 35.0%(23억372만원)에 달한다.

특수관계자는 신한방, 아이피피, 승명실업, 제원기업 등으로 이 기업들은 BYC 총수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이다. 더욱이 지난 2018년에는 이 비중이 40%(40.3%)를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러스톤 측은 "이같은 문제를 개선할 경우 현재 장기적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가 신속하게 회복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신한에디피스는 1992년생인 한승우 상무로의 승계를 진행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BYC 소액주주들은 트러스톤 측의 선언과 회사 측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로,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씨젠, HMM 등 종목의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액주주는 "현재까지 많은 기업에서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외면해왔다"면서 "이번에 대두된 BYC 문제를 기반으로 주주행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경영진이 주주가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와 경영진이 공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주식시장이 결국 나가야 할 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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