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일화 예상 못했다…정몽준 때처럼 역풍 불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 윤 후보를 지지하면서 대선판은 출렁이고 있다.

당장은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 앞선다. 하지만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진보진영의 역(逆)결집 현상 등도 나타날 수 있어 선거 막판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안갯속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승자독식, 증오와 배제, 분열의 정치를 1987년 민주화 이후 생긴 한국 정치의 고질병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진영논리를 극복하는 ‘미래정부’, 개혁 과제를 외면하지 않는 ‘개혁 정부’, 국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실용정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 정부’, 분열이 없는 ‘통합 정부’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수위원회와 공동정부 구성도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선 이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지만, 그 결과가 실제로 이어질 진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를 지지하던 이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반사작용으로 진보진영의 결집 효과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야권단일화가 윤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정치 희화화에 대한 반발과 함께 안 후보의 지지표가 이 후보 등에게도 분산되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최근 단일화 시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표차가 줄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었다. 이러한 경향을 참고한다면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라 본다”고 밝혔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그동안 안 후보는 양쪽으로만 극단적으로 갈라져선 통합을 이뤄낼 수 없다며 다당제를 주장해왔다. 이를 포기하고 양당제에 몸을 맡겼기 때문에 이들의 단일화는 가치연대이기보단 이익연대에 가깝다”면서 “안 후보가 가지고 있던 중도 표심이 이익연대를 쫓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역풍이 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예상하지 못했던 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단일화와 합당에 대한 파장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나섰다. 

윤건영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철회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지지층 결집, 중도층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적이 있다”며 “그래서 어떤 것이 더 유리하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라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오히려 심각한 역풍이 불 수 있다”면서 “민주당과 이 후보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더욱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매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진행, 이날 발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올 시 47.4%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41.5%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5.9%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밖이다.

다자 대결에서는 윤 후보 43.7%, 이 후보 40.4%, 안 후보 8.1% 순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화를 가정한 이 조사에서 단일화시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이 후보로 옮겨간 비율은 31.2%로 윤 후보로 옮겨간 비율인 29.2%보다 2%포인트 많았다. 안 후보 지지층의 8.5%는 심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입소스가 한국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야권이 단일화할 경우 윤 후보가 48.9%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42.8%, 심 후보는 2.5%로 집계됐다.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는 6.1%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이다.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안 후보 지지층의 44.9%는 윤 후보에게, 25.1%는 이 후보에게, 8.4%는 심 후보에게 옮겨갈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 6일 전인 이날부터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인용할 수 없다. 다만 금지 기간 전에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하거나 과거에 공표된 여론조사를 인용해 알릴 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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