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VIP영업조직 강화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합병 통한 신사업 확장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제공=연합뉴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국내 2위 금융그룹인 지난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완전 통합으로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킨데 이어,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내년 통합을 위해 합병 작업에 들어간다. 우선 KB·신한금융 보험 자회사의 지난해 수익성만 두고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우세하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VIP영업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통해 헬스케어 강화와 베트남 진출 등 신사업 확장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내년 1월 통합 완료를 목표로 합병작업에 들어갔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8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KB생명과 함께 생보사 ‘투트랙 경영’ 전락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보험업계의 변화에 맞춰 경영 리스크 축소와 시너지 확대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보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7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완전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1위 금융그룹 자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비슷한 시기에 각각 외국계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기존 보험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리딩금융 경쟁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지난해 말 순이익은 4조3844억원으로 신한금융의 4조190억원보다 3654억원, 9.1% 앞섰다. 양사의 순이익 차이 3654억원 중 보험 자회사의 순이익 차이는 2018억원이다.

KB금융 보험 자회사 KB생명·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5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1%나 증가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33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3.6%나 급증했다.

반면, 신한금융 보험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순이익은 39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가 감소했다. 신한라이프의 순이익 감소는 수입보험료 감소 영향으로 보여진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8조2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하지만 양대 금융그룹이 단순히 이익 확대를 위해서만 보험사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아니다. 우선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통해 KB국민은행의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상속·은퇴·법인 등 전문성을 갖춘 푸르덴셜생명 설계사를 선정해 국민은행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자산성장, 상속, 은퇴, 노후 설계 등 금융서비스 제공 확대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생보 자회사의 영업조직을 강화했다면,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와 해외사업 진출의 발판을 삼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생보업계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설립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베트남 재무부로부터 베트남 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하고, 6개월만에 보험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신한라이프는 지난달 ‘SHLV(신한라이프 베트남)’을 정식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했다. 신한생명이 2015년 베트남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SHLV 출범은 큰 성과다.

우선 KB·신한금융 보험 자회사의 지난해 실적만 두고 보면 KB금융이 우세하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앞서 통합에 성공하고 해외진출,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발빠르게 진출한 만큼 향후 양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위를 다투는 두 금융그룹의 보험 자회사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KB손보와 신한라이프 헬스케어 자회사 경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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