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글로벌 반도체 부족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브랜드들도 본사의 신차 생산차질로 인해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현재 계약해도 출고 대기기간만 18개월에 달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수입차업계와 딜러들에 따르면, 공급망 대란으로 신차 대기 기간이 1년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면서 인기 모델의 경우 ‘출고 대기 줄이기’가 자동차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볼보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비롯한 일부 수입차 모델의 출고 대기기간이 1년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딜러들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상황이 나아졌지만, 웬만한 모델의 경우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강서에 위치한 한 볼보자동차 딜러는 “XC60 모델의 경우 최소 10개월은 대기해야 한다”며 “그나마 XC60은 빠른 편으로, 일부 다른 모델의 경우엔 1년 가까이 기다려야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BMW, 5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5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좀 더 빠른 출고를 위해 2~3개 차종을 동시에 계약하는 경우도 있다. 또 원했던 브랜드나 차종이 아닌 ‘출고가 빠른’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 빠른 수입차는? 

푸조 e-2008 모델은 요즘과 같은 출고대란 시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분기 판매된 푸조모델 583대 중 204대가 e-2008이다. 약 35%의 비중으로 전년 동기(11.5%)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1분기 판매량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433대 푸조 모델 중 50대만 e-2008이었다.

분당 쪽 스텔란티스 딜러는 “푸조 e-2008모델은 즉시 출고가 가능해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전기차 모델”이라며 “4640만~4940만원대로 형성돼 있지만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3000만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 모델 중에서도 일부 트림별로 적게는 7일부터 많게는 40일 안으로 출고가 가능한 모델도 나타나고 있다.

고양시에서 근무 중인 벤츠의 한 딜러는 “E클래스 350 아방가르드는 단 3일만에 출고가 가능하다”며 “E클래스 250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경우, 실버 색상은 7일 뒤 출고가 가능하고, 흰 색상은 넉넉하게 3달은 대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한 BMW 딜러는 “530i M스포츠 후륜구동 모델 흰색 외관에 블랙시트는 즉시 출고가 가능하고, 모카색 시트는 5월 중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우디 A6. 사진=아우디코리아
아우디 A6. 사진=아우디코리아

서울 서초 아우디 딜러의 경우에도 “A6 45 TFSI 콰트로, 외관 흰색 블랙시트의 경우 당장 계약한다면 5월 중 출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성용 중부대학교 자동차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평택항 PDI센터에 들어오는 수입차 중 브랜드별로 전략적인 마케팅을 위해 매달 주력으로 판매될 차들이 구분될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의 경우 흰색, 검은색 차를 많이 선호하는 편인데, 이를 기준으로 들여오는 수입차 재고도 달라 이에 매달 출고가 빠른 모델이 수시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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