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발판 삼아 올해 종합금융투자사 점프...수익 다각화 파란불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키움증권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키움증권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이 올해로 스물두살이 됐다. 한국 증시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급성장에 또 급성장을 거듭하며 드디어 지난해 ‘1조 클럽'(영업익 1조원) 가입에 성공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주머니 속을 파고든 키움증권은 여전히 리테일(소매금융) 시장의 최강자이며 키움증권의 주식거래시스템 ‘영웅문’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키움의 개인 투자자 주식위탁매매 점유율은 30%를 웃돈다.

증시 호황으로 한껏 몸을 불린 키움증권은 올해 새로 수장을 맞았다. 2018년 이후 4년간 키움증권을 이끈 이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그 자리에 황현순 대표이사 사장이 올랐다. 1967년생으로 서울 상문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를 마쳤다. 

학업을 마친 후 한국장기신용은행과 한국IBM을 거쳐 2000년 1월 키움증권의 전신인 키움닷컴증권에 창립 멤버로 합류했고, 키움증권 기업금융(IB)팀에서 근무하다 키움인베스트먼트로 옮겨 투자담당 상무, 중국 현지법인장을 지냈다. 이후 키움증권으로 돌아온 황 대표는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내고  2016년부터 키움증권의 모그룹인 다우키움그룹 전략경영실장으로 근무했다.

올해는 키움증권에게 특히 중요한 시기인 만큼 황 대표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 실적이 위축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키움증권은 숙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다.  

키움증권 특유의 높은 리테일 비중의 사업구조는 증시 유동성 감소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증시 침체가 이대로 이어지고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할 경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견 다른 대형 증권사들에 뒤지지 않는 실적을 자랑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사의 수익 구조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5%가량 증가하며 1조209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리테일 부문에서 전체 수익의 67%가 발생했고 나머지 사업 부문의 수익은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투자은행(IB) 부문의 순영업수익은 1992억원으로 2020년(1727억원) 대비 15.4% 늘었지만 4분기 333억원으로 직전 분기(657억원) 대비 절반(49.4.%) 수준으로 줄었다. 법인영업 부문도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줄었다. 

게다가 리테일 수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증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에 달했지만, 이달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9일 기준 이번 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4918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1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들 중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올해 관련 수수료 수익은 27.8%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잔고 잔액 감소로 관련 이자수지 역시 5%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취임 첫 해를 맞은 황  대표는 위탁매매 부문에 치우친 회사의 수익 다변화를 위해 사업체질을 투자금융 등으로 다변화하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정체성을 더욱 확립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올해 마이테이터 전면 시행에 앞서 개인신용정보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쉽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데이터가 고객의 자산을 성장시키는 종합금융플랫폼 '영웅문S'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시범 서비스를 운영, 개선 필요사항을 보완했다. 올 1월 내놓은 초개인화 마이데이터 서비스 ‘MY자산’은 서비스 한 달도 채 안 돼 가입자 3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AI 기술을 통해 고객의 투자 목표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운용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키우고'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키우고를 통해  키움증권은 개인투 자자들의 투자 관심사와 특징을 분석한다.

자연어 처리 기반 금융시장 테마 자동탐지 기술 '테마 파인더'를 개발해 워싱턴포스트, CNBC,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 마켓워치 등 해외 매체에서 언급된 텍스트 중 언급량이나 연관성이 높은 종목과 주제를 분류해 실시간으로 중요 테마를 찾아내 종목을 추천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펀블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투자자 네트워크 펀블의 디지털 금융‧블록체인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가상자산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시도다.  키움증권은 고객에게 주식처럼 간편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향후 가상자산 플랫폼과의 적극 연계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아울러 IB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의 다변화에도 애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가를 신청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라이선스 취득이 올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IB 부문의 수익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키움증권의 종투사 지정안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해, 곧 정식 지정될 예정이다. 종투사가 되면  한정된 자기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자기 자본이 3조원에 달한다. 그리고 자기자본 200% 이내에서 기업 신용 공여 등이 가능해진다. 현재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8개사다.

황 대표는 종투사로서 IB, 홀세일(기업영업) 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자본 규모별로 영위 가능한 업무에 대한 기반을 갖춰 장기적으로는 초대형 IB가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대형 IB는 발행 어음업도 가능해 수익 다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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