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17번째 도발…ICBM 포함 탄도미사일 3발 발사
7차 핵실험도 마지막 준비단계 임박…기폭장치 작동시험
尹대통령,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 이행 주문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북한이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섰다. 이번에는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정상회담 나흘 만으로, 올해 17번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친후 귀국길에 발생한 도발이어서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유화 정책 및 강경노선을 재차 피력하고 있는 데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경색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5일 오후 용산청사 오픈라운지에서 브리핑을 열고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 장치 작동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자격으로 브리핑을 했다.
김 차장은 북한의 핵실험 시점에 대해서는 “하루, 이틀 내에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북한 지도자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당국 나름대로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안보실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부터 6시42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차례로 발사했다. ICBM은 비행거리 약 360㎞, 고도 약 540㎞로 탐지됐다. 지난 3월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는 ‘화성-17형’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화성-17호를 정상 각도에서 발사하면 최대 사거리는 최대 1만500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본토 전역과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주요 대륙 대부분이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기존 화성-15형의 최대사거리는 1만3000㎞ 수준이다. 북한이 ICBM 시험 발사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6번째다.
두 번째, 세 번째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SRBM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 미사일은 고도 약 20㎞에서 소실됐다. 세 번째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760㎞, 고도 약 60㎞, 속도 마하 6.6으로 탐지됐다.
김 차장은 "북한이 발사한 3발의 미사일 가운데 첫 번째는 ICBM인 화성-17호로 판단된다"며 "함께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역시 핵 투발 성능을 개량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도발에 우리 군은 엘리펀트 워크에 나섰다. 이는 여러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으로, 대북 억제 수단 가운데 하나다.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군은 현무-II를, 미군은 에이태킴스(ATACMS)를 각 1발씩 동해 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실사격을 했다.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무력시위에 공동대응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아울러 박진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각각 통화해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ICBM과 남한과 주일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두는 SRBM을 섞어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섞어 쏘며 역량을 과시하는 한편 한미일 미사일 대응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김 차장은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임박한 대한민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해봤다"며 "새 정부의 안보 태세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도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 北, 한미정상회담 나흘 만에 '또' 도발…한반도 경색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은 뒤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이 NSC를 직접 주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북한의 이번 도발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 점검회의가 열렸다.
윤 대통령은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한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상시 대비태세 유지, 한미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 및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 이행을 지시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 21일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확대를 통한 대북 견제에 합의한 지 나흘 만에 북한이 또다시 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 경색은 불가피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마지막 준비단계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제 갓 출범한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문재인정부의 포용적 대북정책을 두고 “북한의 눈치를 본 지나치게 유화적인 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일시적으로 도발과 대결을 피하는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장을 강화한다고 해서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북한이 현재와 같은 상태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는 북한을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동 번영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