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정유업계가 탈(脫)정유·신사업 발굴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유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미래 성장동력으로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낙점하고 단계별 사업화 로드맵을 확정했다. 석유가 아닌 식물 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원료 조달·제폼 추출 방식을 회사는 강점으로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까지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짓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 자체적으로 연간 100만톤 규모의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공장의 일부 설비를 2024년까지 연산 50만톤 규모의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정유·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 자료=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 자료=현대오일뱅크 제공

GS칼텍스는 '하늘을 나는 택시'로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UAM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10일 카카오모빌리티·LG유플러스·제주항공·파블로항공·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와 'UAM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 참여 회사들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UAM 그랜드챌린지(K-UAM GC)' 1단계 실증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UAM의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비행체의 안전성, 교통관리 기능시험 등을 통합 운용하는 실증 프로그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주유소는 도심을 비롯해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고, 천장 공간이 개방돼 비행체가 이착륙하기 용이해 UAM 거점으로 적합하다"며 "버티포트 구축 시 다른 네트워크에 비해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드론배송. 사진=GS칼텍스 제공

에쓰오일은 수소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수소 산업 전반에서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생산한 블루 수소·암모니아를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탄소 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벤처기업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0%를 확보하고, 삼성물산·남부발전 등과 함께 청정수소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횐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는 추세에서 석유 등 화석연료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정유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정유사들의 친환경 사업 전환이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