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할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인 신모씨가 동행한 것과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부 장관의 승인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친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성격으로 참여, 보수도 받지 않은 만큼 이해충돌 등이 발생할 수 없다는 이유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씨가 인사비서관 부인으로서 스페인에 간 것이 아니다”며 “(스페인에서 진행되는)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사전답사하는 업무를 맡기기 위해 저희가 그분께 도움을 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내기도 했으나,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했다. 신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어진 윤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동행했으며 사전 답사단과 함께 출국한 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수행원 신분이지만, 민간인이기 때문에 ‘기타 수행원’으로 분류된다”면서 “기타수행원은 누가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 외교부 장관이 결재를 통해 지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씨와 대통령 부부는 오랜 인연이 있다”면서 “행사기획은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대통령 부부의 의중을 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신씨가 김건희 여사를 수행하거나 김 여사의 일정을 위해 간 것이 아니다”며 “김 여사를 단 한 차례도 수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음 순방 때도 신씨가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참여하느냐’는 질문에는 “알 수 없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다른 분이 될 수 있고, 이분이 필요하다 싶으면 안 가는 것”이라면서 “순방의 성격이나 국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신씨의 채용을 검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씨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검토했었다”면서 “(신씨의) 남편이 인사비서관으로 확정되고 나서 이해충돌 등 문제가 있을 거 같아 본인이 고사해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김 여사가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도 민간인이 동행해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야권 등에서도 사적 인연을 활용한 부적절한 수행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부인께서 공식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해서 공무를 봤다는 것은 국가 기강에 관한 문제"라며 “국가 기강 문제로 국회에서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 "직책도 없는 일반인이 나토 순방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함께 타고 경호상 기밀 사안인 김 전 대표의 일정과 의전을 확인하는 등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부 출범 두 달도 안 돼 온 국민이 걱정할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과정에서 꼭 공직자만 수행하라는 법은 없다”고 두둔했다.
권 원내대표는 “필요하면 일부 민간인도 데려갈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라며 “그래서 우리도 대통령 행사 때 보면 뭡니까, 우리 유명한 가수, 문재인 대통령 때 보면 수시로 동원하지 않느냐. BTS”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 수행 과정에서 공무에 도움이 되고 보조를 하고 지원했다고 한다면 그건 일단 특별 수행원인 것”이라며 “특별 수행원이기 때문에 전용기 타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된다고 저는 생각 안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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