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악의적 프레임...내로남불 공세”
野 “尹정권 지지율 하락에 이성 잃어”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두고 연일 여야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을 ‘지인 직업소개소’, ‘썩은 내’ 등에 비유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가운데 여권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비서관 채용, 문재인 정권 청와대 직원 채용 등을 거론, ‘내로남불 공세’라며 맞불을 놨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의 인사 문란, 안보 문란 규탄' 의원총회에서 "윤 정권의 인사 문란, 인사 참사가 극에 달했다"며 "연일 터져 나오는 대통령실 직원의 채용 문제는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준과 원칙 없는 사적 채용의 정실 인사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실에 썩은 내가 진동한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이런 인사는 대한민국 국기 문란이란 점에서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날개없이 추락하는 지지율에 윤석열 정권이 이성을 잃고 있다. '용궁발 인사문란'이 끊이질 않는다"며 "낙마한 장관 후보자들부터 수사대상이 된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까지, 상식에서 벗어난 인사 대참사의 원인은 윤 대통령 자신"이라고 가세했다.

이어 "그런데도 인사 문란에 대통령실은 사과와 반성 대신 탈북 흉악범 추방이라는 본질을 가린 채 신 북풍 몰이에 나섰다"며 "인사 문란을 안보 문란으로 돌려막겠다. 민심을 대놓고 거스르겠다는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말했다.

당대표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만약 제가 저희 지역 선관위원 아들에 대해 압력을 행사해 청와대에 채용시켰다면 그분들이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대통령실은) 곳곳에 이해상충"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만약 우리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매우 큰 내부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전 정권 청와대와 현 정권 대통령실의 채용 명단을 모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송갑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년 공시생들의 박탈감에 불을 지폈다"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지인의 직업소개소로 전락시킨 국가적 망신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오픈라운지에서 국민제안 홈페이지 창구 개설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민주당의 공세에 여권은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로 규정하고 정무직과 별정직 공무원의 고용 형태를 구분하며 대통령실 적극 방어에 나섰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정직 공무원과 일반직 공무원은 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악의적 프레임을 더 이상 이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정면 반박했다.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 측근 인사로 알려진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의 아들이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것과 관련해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본인 능력을 인정받고 채용됐다"며 "(아버지와의) 사적 인연으로 일할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도 법인카드 논란 당사자로 5급 비서관에 배소현 씨를 채용했는데 필기시험 없이 채용된 것으로 안다"면서 "김현지 비서관도 시민단체 활동을 했던 사람인데 그렇게 채용된 분들에게 우리가 채용이 잘못됐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역공을 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에 채용되는 직원은 정규직에 정년이 보장되는 직원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비서실 요원을 모두 '늘공'(정규직 공무원)으로 채우라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법적으로도 그렇게 채우게 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 채용은 사적채용이 아니라 공적 채용"이라며 옹호했다.

정우택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사적채용이라는 그럴듯한 프레임을 씌운 민주당의 내로남불 공세"라며 "청와대와 대통령실 행정요원의 경우 거의 공채한 전례가 없고 대부분 추천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때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딸이 청와대 직원으로 채용돼 근무한 사례가 있다"며 "대통령실 인사시스템을 잘 아는 민주당에서 정무직 공무원과 별정직의 고용 형태가 다름에도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 40년 지기로 알려진 우모 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밖에 외가 6촌 채용, 극우 유튜버 누나 채용, 전직 코바나컨텐츠 직원이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수행, 인사비서관 배우자의 윤 대통령 내외 스페인 방문 동행 등의 비슷한 논란이 연속해서 나온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기자들이 ‘사적 채용’ 관련 질문을 하자 “다른 질문 없느냐”고 말한 뒤 34초 만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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