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중대 낙인 스스로 새겨...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맹탕"

긴급연석회의에서 이동영 수석대변인(오른쪽)과 대화하는 여영국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긴급연석회의에서 이동영 수석대변인(오른쪽)과 대화하는 여영국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정의당 내부에서 “지난 10년 1기 정의당을 이끌었던 심상정 노선이 실패했다”면서 '심상정 책임론'이 분출됐다.

민주노총 출신 한석호 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은 정의당 혁신에서 빼놓을 수 없고 빼놓아서도 안 되는, 지난 10년의 1기 정의당을 관통한 사람 및 핵심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심상정 전 대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한 위원장은 "심상정은 10년간 원내대표(2년)와 당 대표(3년3개월, 두 차례 총선 대표)였을 뿐 아니라, 세 차례 대선의 유일 후보로, 자타공인 정의당을 실제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기 정의당 노선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성장한다는 ‘민주당 의존전략’이었고, 기층대중은 방치한 채 성장하겠다는 ‘대중의 바다 전략’이었다"며 "둘 다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민주당 의존전략'에 대해 "‘불평등 심화, 페미니즘 및 차별금지법 우롱, 기후위기 무능 등에서 국민의힘과 별반 다르지 않은 민주당’, 그 민주당과 정의당은 원칙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심상정 전략은 정의당 원칙을 중심에 세우지 않았다. 그 결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 상태까지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국사태를 언급하며 "최상위 1% 불평등 성채 안의 삶을 대물림하려고 불법행위를 자행하다가 온 나라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명백한 불평등-부정의 사태였다"면서 "조국일가 행위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평등과 정의의 기준에서 결코 인정할 수 없는 원칙과 정체성의 문제였다. 그러나 심상정의 정의당은 원칙의 문제를 선거법 개정이라는 전술과 바꿔치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민주당 2중대 낙인을 스스로 이마에 새겼다. 그때부터 독자 진보정당으로써의 정의당은 죽었다”면서 “그 결과가 총선-대선-지선으로 이어지는 선거의 연속 패배였다. 민주당과 다르지 않으면서 당선 가능성은 희박한 정의당에 표를 줄 이유가 없었던 것”이라고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또 "대중의 바다 전략은 하층 노동 및 농민, 영세상인 등의 기층대중을 중심에 놓지 않은 채 진행되는 무작위 대중 확장전략이었다"며 "최대 다수에게 욕먹지 않고 이 대중 저 대중 모두 붙들겠다는 전략으로 귀결됐다. 부유세, 무상교육, 무상의료 같은 과감한 정책을 애써 회피했다. 그 결과 정의당의 정책과 공약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맹탕이 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2기 정의당은 ‘민주당 의존전략’ 및 ‘대중의 바다 전략’과 단절해야 한다"며 "심상정 의원은 대선 패배 뒤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그 다짐을 믿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은 최근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 발의 등 내홍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심 전 대표는 역대 최악의 지방선거 참패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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