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호실적 기록
골프·테니스 등 스포츠 인기 효과 '톡톡'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패션업계가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여름을 앞둔 2분기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의류를 판매해 1년 중 가장 큰 계절적 비수기로 여겨진다. 그러나 올해는 리오프닝의 본격화와 골프, 테니스 등의 인기로 패션에 대한 높은 수요가 지속되면서 공식이 깨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44.2% 늘어난 5150억원, 620억원을 기록했다.
아미·메종키츠네 등 해외 패션 브랜드의 견고한 성장세과 더불어 빈폴과 구호 등 자체 브랜드가 살아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의류 소비 회복과 S/S 신상품 반응 호조로 실적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하반기 골프 카테고리에 집중하고, 아미의 아시아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3839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2.7%, 46%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1분기 실적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럭셔리 및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되며 알렉산더왕, 크롬하츠 같은 고가의 수입 패션 매출은 두 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갔다. 골프 시장의 성장으로 제이린드버그와 필립플레인골프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자주사업부문은 언더웨어, 파자마 등의 연이은 히트로 매출이 13% 늘었으며,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도 거래액이 19%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측은 “신규 브랜드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성장시켜 브랜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수입 브랜드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자체 브랜드 육성에 투자해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섬은 지난 2분기 매출이 14.3% 늘어난 3574억원, 영업이익이 16.8% 오른 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은 각각 14.6%, 15.2%씩 상승했다.
리오프닝으로 인한 의류 수요 확대와 아웃도어 및 스포츠 카테고리 판매량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 여기에 남성복 판매량까지 크게 증가하며 매출이 상승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22.9% 늘어난 3099억원, 영업이익은 52.9% 오른 234억원을 달성했다.
왁, 지포어, 더카트골프 등 골프 브랜드들의 약진과 럭키슈에뜨, 시리즈, 쿠론 등 주요 브랜드들의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
특히 왁은 프로골퍼 출신의 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를 필두로 올해 미국 진출을 시작하며 연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하반기에는 이로맨즈를 남성 컨템퍼러리 조닝에 론칭하고, 올 초 신설한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를 통해 업사이클링 패션 '래코드'와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세실업도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48% 늘어난 6107억원의 매출과 81% 오른 5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회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원재료 및 물류비 상승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가 높은 주요 브랜드를 집중 수주한 점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LF는 리오프닝에 따른 패션 등의 사업 호조를 보였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약 55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약 5242억원으로 13% 증가율을 보였다.
LF는 기세를 몰아 닥스 등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을·겨울(FW) 시즌 여성 신상 컬렉션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휠라홀딩스는 2분기 매출 1조1719억원으로 15% 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 줄어든 1524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측은 "골프자회사인 아쿠쉬네트코리아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매출 상승세를 탔다"며 "그러나 공급망 차질로 인한 원가 부담 등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는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3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에 극심한 물가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 것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직장 출근이 늘고 여행도 늘면서 카테고리별로 고르게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등 변수를 대비한 대안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