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2년 9개월 만에 이뤄져…미국도 4개월 만에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 계기에 미국과 일본에 각각 양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는 18∼24일 진행되는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의 세부 일정을 소개했다.
김 1차장은 "20∼21일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여타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추진 중"이라며 "한미정상회담과 한일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처음이다.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앞서 6월 말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계기 여러 차례 대면했다. 그러나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공식 양자회담은 하지 못했다.
한미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에 따라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이익 우려가 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가 의제에 오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8일 이른 오전 출국해 같은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런던에 도착해 5박 7일간의 순방 일정을 시작한다.
이날 저녁 찰스 3세 주재 리셉션에 참석해 신임 국왕에게 위로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여왕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 참배 및 조문록 서명,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일정도 추진 중이다.
다음 날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 한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고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후 미국으로 이동,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20일(이하 현지시간) 185개국 정상 중 10번째 순서로 연설한다.
이번 유엔총회는 윤 대통령의 유엔 정상외교 데뷔무대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영국 여왕 장례식과 유엔총회를 통해 각국 정상과 다각도로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1차장은 연설 내용에 대해 "대한민국이 분단국가로서 전쟁 위협, 핵 위협, 인권에 대한 위협을 전통적인 안보 차원에서 국제 사회와 힘을 모으고 연대함으로써 평화를 구축해나간다는 메시지가 한 축"이라며 "한국이 축적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언급하는 것이 나머지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기조연설에는 북한을 향해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담길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 이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한다.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국제 현안과 한·유엔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2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미 자연사 박물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교류한다.
이밖에 재계·학계 인사들과의 만남, 현지 동포 간담회, 한미 스타트업 행사, 북미지역 투자자 라운드테이블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세일즈 외교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때 현지에서는 한류 공연과 중소기업 판로 확대, 판촉전을 연계한 K-브랜드 엑스포 및 케이콘(KCON) 행사도 열린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순방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오는 23일 오타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트뤼도 총리와는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 계기 첫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 1차장은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할 실질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전개될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과 우리 진출 기업에 대한 캐나다 지원 방안도 의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