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선거 진행...최종 후보 선정까지 경쟁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4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연임 도전 등을 고려하면 최소 5파전이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금투협회장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가나다순) 등 4명이다.

업계에서는 나재철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아직 금투협회장 후보 선정 일정이 상당 기간 남은 점을 고려하면 추가 후보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새 금투협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4명의 후보자가 나왔지만, 더 많은 후보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김해준 "회원사와 소통 강화...현장 의견 적극 반영"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사진=교보증권

4명의 후보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금투협회장 선거 출마 배경과, 향후 포부에 대해 밝혔다.

먼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증권업계 일선 경험을 통해 회원사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앞으로 금융투자업계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협회장의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는 현장에서 회원사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사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려울 때 금투협이 편을 들어주고,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다"라며 "회원사와 소통을 통해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금융당국에 요구할 수 있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력을 살펴보면 김 전 대표가 이 같은 공략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1957년 생인 김 전 대표는 1983년 대우증권에 입사했고, 2005년 교보증권으로 옮긴 후 2008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지난해 3월 퇴임할 때까지 13년 간 교보증권을 이끌었다.

김 전 대표가 교보증권을 이끈 13년 동안 증권업계는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수차례 위기가 있었다. 김 전 대표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서명석 "자본시장 신뢰도 회복 선봉장될 것"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사진=연합뉴스

서명석 전 유안타 증권 사장은 "자본시장이 발전해야 나라가 살아난다"며 "자본시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젊은적 꿈을 이루기 위해 금투협회장에 도전장을 냈다"고 말했다.

서 전 사장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금투협이 회원사와 정책 파트너라는 마음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전 사장은 "국가와 소비자로부터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금투협이 노력을 해야 한다"며 "다양한 자본시장 발전 기법 수단을 전달하고, 제도적 요건을 만드는 등 자본시장 정신을 발휘해 정부 규제에 대한 방향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서 전 사장은 '위기에 강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2013년 '동양사태'에서 유안타그룹을 찾아 회사 인수를 성사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또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며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서 전 사장은 "금융투자업계가 위기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당장 위기 돌파를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일차적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할 솔루션을 찾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서유석 "업계 전체 위한 실질적인 결과 만들겠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증권사와 운용사를 고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금투업계 전반을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서 전 대표는 대한투자신탁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다. 30여년의 금투업계 경력 중 3분의 2를 증권업계에서 보냈고, 나머지 기간은 운용사에서 활약했다.

그는 "그동안 금투협회장들이 증권업계 출신들이 많아 운용업계 등을 고려하려 해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현업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아젠다를 잡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서 전 대표는 전방에서 직접 일하는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직원 및 관계자들과 대화를 통해 임무를 완수낸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서 전 대표는 "항상 업계 전체를 위해 고민하고, 업계와 소통하겠다"며 "여기서 나아가 금융당국과 협의해 실질적인 결과 또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 전병조 "자율규제 통한 금투업계 발전 추구"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금투협이 직접 나서 업계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역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 IB(투자은행) 전무, KB증권 대표 등을 거쳤다.

공직생활과 증권사 업무를 모두 경험한 만큼, 업계에서는 전 전 대표가 금투협회장이 되면 증권업계와 정부·금융당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문가들이 모인 금투협이 직접 나서 현안을 개혁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중심의 규제를 보다 포괄적인 방향으로 바꿔야 하고, 자율규제를 통해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야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시의적절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투자업계는 지식이 분단돼 있다고 여겨진다"며 "금투협회장이 된다면 국회, 금융당국, 학계, 업계의 정보 교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 나재철 연임 도전 여부에 촉각...이달 중 후추위 구성 예상

나재철 회장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나 회장의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 회장이 재임 기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과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ISA) 출시 등 성과를 냈고, 아직 대체거래소(ATS) 설립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 회장이 지난 2019년 금투협회장 당선 당시 "현안을 조속히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 회장은 대신증권 사장 당시 금융투자업계 신뢰도 하락의 주범이었던 라임펀드 사태의 당사자로 묶여 있어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 회장은 당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직 최종 처분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제재가 확정되면 향후 3~5년간 금융회사의 연임 또는 재취업이 제한된다.

금투협장 자리가 이 제재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 연임에는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해당 사안이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 회장의 연임 도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금투협은 오는 12월 중순께 금투협회장 선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금투협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추위 최종 후보승인이 3명 정도로 압축된 점을 고려하면 후추위 구성 이후에도 후보자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아직 연임 도전과 관련해 나 회장의 어떠한 언급도 없는 상황이다"라며 "후추위와 관련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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