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나스닥 상장사 8000억원에 인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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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기업 인수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소규모 기업을 넘어 나스닥 상장사까지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만큼, 규제가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 노하우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노림수로 분석된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8일 미국 신약개발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국내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LG화학의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기도 하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기업으로, 2010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 CBL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향후 아베오의 주주총회 과반 승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가 진행되며, 이번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 약 3~6개월 소요될 전망이다.

앞서 동아에스티도 미국 상장사를 인수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14일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및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과 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726’의 독점 개발권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독점 판매권을 뉴로보에 이전한다. 계약금 2200만 달러(약 306억원)를 뉴로보의 전환우선주로 받을 예정이다.

이후 뉴로보가 일반 공모로 1500만 달러를 유상증자하는 데 성공하면 뉴로보에 1500만 달러(약 212억원)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뉴로보는 이달 중 1500만달러의 자금 조달을 위해 일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체외진단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지난 7월부터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이하 메리디안) 인수를 추진중이다. 인수가는 약 2조원이다.

인수는 인수파트너사인 SJL 파트너스와 함께 미국 법인에 출자를 하고 해당 미국법인 자회사가 메리디안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는 연말에서 내년 초께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교적 큰 규모의 미국 기업 인수에 나서는 것은 상업화 노하우를 빠르게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의약품 시장이기도 하지만, 의약품의 상용화까지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엄격한 인허가 절차로, 막대한 R&D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도 국내와 다르고, 복잡하다. 미국에서 상업화 노하우를 배우는 데까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하면 이러한 인허가부터 상업화까지의 노하우를 단숨에 배울 수 있다. 파트너사를 통한 진출보다 리스크는 크겠지만 추후 기업이 보유한 다른 파이프라인까지 상업화를 빠르게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 인수에 대해 “단기간에 미국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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