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2080억에 BMS 공장 인수 완료
에스디바이오센서, 이달 말 합병…인수가 15억달러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하락하면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선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부담을 덜게 됐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내린 12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9월 1400원 중반까지 치솟다 최근 들어 빠르게 안정되는 추세다.
원·달러환율이 12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해외 기업 인수에 뛰어든 기업들도 기존 계획대로 인수를 끝마칠 수 있게 됐다.
이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마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환율 하락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인수 시기가 두 달 가량 늦어진 것이다.
당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인수 계약을 발표하면서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10월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 시기가 늦어지면서 인수가는 내려갔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평균 환율은 1426.66원이다. 만약 10월 평균 환율로 인수대금을 지급했다면 인수가는 약 2283억원이다. 10월 기준보다 약 200억원 가량 절약한 셈이다.
실제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난해 10월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미국 생산공장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규모를 2405억원으로 정했다가, 환율이 떨어지자 같은해 12월 유상증자 규모를 2106억원으로 줄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0월 환율이 높아 걱정도 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더 좋은 가격에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이달 31일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와의 합병계약을 마무리 짓는다.
메리디안 인수가는 약 15억 달러다. 지난 7월 발표 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2조원이다. 대금은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JL파트너스가 6대 4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고환율의 영향으로 메리디안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수대금이 조단위다 보니 환율이 올라 계약 당시보다 대금이 2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인수 시기도 지난해 중 마무리에서 올해 1월로 미뤄졌다.
하지만 환율이 안정되면서 메리디안 인수는 당초 예상대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평균환율인 1307.40원보다도 약 36원 낮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바이오젠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지분 인수대금 13억 달러 납입을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계약금액은 총 23억 달러로, 이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억 달러를 납부했다.
계약당시 나머지 13억 달러는 계약시점부터 2년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13억 달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에 지급하기 전까지는 회계상 외화채무로 잡힌다. 이번에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외화채무 부담도 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 인수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해 고환율에 부담이 컸다”며 “하지만 연말 들어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해외 기업 인수를 준비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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