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 '급랭'
의식주컴퍼니, 300억 규모 투자 마무리 단계
명품·외식·숙박 등 플랫폼도 투자 유치 성공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렸던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급격히 얼어붙는 추세다.
공격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기업들이 일정을 미루거나,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에 못 이겨 경영권을 매각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는 등 스타트업계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대다수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서도,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아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1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의 운영사 의식주컴퍼니는 사업 확장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알토스벤처스·하나벤처스 등 기존 투자자와 일부 신규 투자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번 투자에서 의식주컴퍼니의 기업가치는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의식주컴퍼니는 현재 서울 강서·성수 및 경기 군포에 위치한 스마트 팩토리 인원 추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늘어나는 비대면 세탁 수요에 대응하고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발란은 지난달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신한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다올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발란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사업 수익 구조 개선과 판매 품목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거래액 1조원 돌파와 당기순이익 흑자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앞서 명품 커머스 플랫폼 트렌비도 지난 8월 350억원 규모의 D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인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가 참여했으며 신규 투자자로는 SL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했다.
엔데믹 전환 후 활성화되고 있는 외식·여행 관련 스타트업들도 투자 유치가 활발하다.
태블릿 주문 플랫폼 서비스 티오더는 최근 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티오더는 이번에 유치한 자금을 미국, 캐나다, 스페인, 싱가포르, 호주, 베트남 등 해외 각지에서 발생하는 티오더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설 및 인력 충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빕스, 애슐리퀸즈, 명륜진사갈비 등 2000여곳 프랜차이즈 매장에 서빙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브이디컴퍼니는 하나벤처스로부터 9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약 1450억원으로 평가됐다.
숙박 스타트업 지냄도 최근 55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지냄은 벤처캐피탈에서 3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기술보증기금에서 20억원을 확보했다.
업계는 투자 유치는 일부에 그치고 이마저도 예년보다 금액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국내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금액이 올 들어 처음으로 50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9월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은 38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69억원(39%) 감소했다. 지난 8월에 비해서는 4812억원 줄면서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IT·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벤처 투자 시장 혹한기인 상황에도 내실이 튼튼한 기업들은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이뤄내고 있다”며 “투자 금액은 과거보다 적은 수준이지만, 신규 자금 유치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