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다음달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진행되는 4786가구 일반분양의 흥행 여부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청약의 흥행 정도는 향후 분양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척도라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27일 데일리한국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김기원 리치고 대표에게 둔촌주공 청약 전망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지금은 부동산을 살 시기가 아니다”라며 “일부 미분양을 예상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최근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량도 줄어들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문제는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가 역대 최대라는 점이다”라고 짚었다. 

1989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한국 무역수지.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리치고 엑스퍼트
1989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한국 무역수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23억5700만달러, 5월 -15억4000만달러, 6월 -24억5700만 달러, 7월 -50억8500만 달러, 8월 -94억100만달러, 9월 -38억1500만 달러, 10월 -66억9,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20일까지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6800만달러로, 이는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자료=리치고 엑스퍼트

한국은 이달 포함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연달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이후 25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일까지 올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399억68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찍었던 지난 1996년(206억2400만 달러)의 두 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는 “이미 IMF나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데,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내년에도 수출이 부진할 전망이다”며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각오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어쨌든 지금보다 오를 전망이고, 가계·기업 부채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시기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든지 대세 상승장으로 접어들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은 항공모함과 같아서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추세를 금세 바꿀 수 없다”며 “일단 하락추세로 접어든 이상 다시 상승으로 돌아서려면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하는데, 빨라도 최소 2024년 중반은 되어야 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그는 "상승장으로 돌아서기 전까지 부동산은 계속 하락할 것이다"라며 "‘최근 부동산이 많이 내려갔기 때문에 지금이 기회다’라며 청약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무책임한 말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은 추세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입주는 2025년이다.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둔촌주공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둔촌주공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은 핵심입지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에서 비슷한 조건을 갖춘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아파트와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와 비교된다. 

두 단지 모두 최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시세가  몇 억씩 하락했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6일 13억 9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실거래가 19억원(17층)에 비해 5억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지난 11일 16억8000만원(3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10월 실거래가 23억8000만원(29층)보다 7억원 하락했다. 최근 거래가 저층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큰 폭의 하락거래다.  
 
둔촌주공 국민평형(84㎡)을 소유하려면 13~14억원 정도를 마련해야 한다. 분양가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이지만 여기에 발코니 확장 등 옵션과 세금 등 부대비용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최근 헬리오시티 시세보다 3억원 가량 낮다. 그만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덕그라시움과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둔촌주공이 신축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보다 높은 선에서 시세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락세가 지속된다고 전망한다면 선뜻 청약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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