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관련 핵심 제품 구체적인 납품 계획 아직 없어
전기차 1톤 트럭 매입 후 택배차 등 단순 구조변경 불과
2차전지 종사자 35명 불과…실질적 생산능력 증명 못해

사진=이엔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이엔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피 상장사 이엔플러스가 전기차 부품 조달 및 제품 생산에 관여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 생산능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최근 공시에 언급한 전기차량 축연장(개조) 사업도 배터리 관련 핵심 부품 재료 조달 및 교체가 아닌 기본적인 구조변경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엔플러스는 지난 19일 전기차 1톤 트럭과 승합차 등을 개조 판매할 계획이며 사전 견적문의를 받는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에 앞서 이엔플러스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전기차량 분야는 수요가 가장 많은 1톤급 차량의 운송량을 증가시키는 축연장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투자 시장에서는 이엔플러스가 자체 전기차 생산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진 상황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제품 조달 및 개조가 아닌 단순 구조 변경에 불과했다. 이엔플러스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 등 1톤 전기 화물차량을 수급한 뒤, 국통해양부 등 인증을 걸쳐 개조해 EV냉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 EV차량도 현대와 기아로부터 화물차량을 수급해, 규정에 맞춰 적재용량 등을 늘려 납품할 예정이다.

다시 말하면 일반 1톤트럭과 같이 현대와 기아차가 생산하는 전기차량을 택배차량과 냉동차량으로 단순 구조를 변경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의 기대처럼 전기차 생산과 관련 배터리 납품과 그와 관련된 기술 협력과는 일절 관계가 없다.

이처럼 시장의 기대가 커진 것은 이엔플러스가 스타트업인 그리너지와 협력해 2차전지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시장의 부푼 기대감에 기인한다. 그리너지 방성용 대표의 경우 현대차와 테슬라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그리너지는 현재 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의 국내 유일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엔플러스는 2021년 그리너지와 협력해 20Ah급 이상 중대형 배터리 공동 개발을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221억6000만원 규모의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두 기업 간 실질적인 제품이 생산된 바는 없다. 앞서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이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현재까지 제품 생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그리너지의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재무제표를 공개했지만 지난해 실적은 일절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엔플러스 측은 최근 전북 김제 공장의 준공을 마친 상황이며, 내년 2월부터 양·음극재를 남품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고객사인 그리너지로부터 승인평가를 진행 중이며, 평가를 마친 후 본격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점에 대해 실질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플러스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차전지와 관련된 신소재 부분 근로자는 34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이엔플러스의 주사업인 소방차 제조 및 판매에 근무하는 근로자(75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태경 이엔플러스 부사장은 내년 2차전지 부분에서 400억~5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장담했으나, 매출액 대비 근로자 수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크다.

더욱이 최근 공장 증축과 운영에 사용할 대규모 투자금도 유예되고 있다. 이엔플러스는 제3자 유상증자(80억원)와 전환사채(CB, 350억원)를 통해 2차전지 공장 증축과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중 102억원만 유치되고 대부분 유예된 상황이다. 이마저도 원래 계획(130억원)보다 줄어 공급됐다.

이엔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공장 준공을 완료했으며, 본격적으로 내년 2월부터 양·음극재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라며 “이와 관련해 고객사인 그리너지의 승인평가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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