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올해 국내 수입차 왕좌 경쟁 치열
수입차 1만대 클럽 가입 6곳…전년보다 1곳↓
수입차 300만 시대…9대 中 1대는 외국산

BMW 7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7시리즈. 사진=BMW코리아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2022년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양강체제가 더욱 공고해 지고 있는 모양새를 보였다. 반면 이들 양사 이외의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지난해보다 판매가 부진했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올해(1~11월) 국내 수입차 판매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25만2242대)와 비교해 0.6% 증가한 25만379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판매가 증가한 브랜드는 BMW(16.7%↑), 벤츠(3.1%↑), 벤틀리(54.1%↑), 람보르기니(10.2%↑), 롤스로이스(3.8%↑)에 불과했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연 1000대 미만 판매되는 럭셔리 브랜드를 제외하면 BMW와 벤츠만 올해 성과를 보인 셈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 BMW·벤츠, 국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1위 경쟁 치열

올해 수입차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BMW와 벤츠의 판매 경쟁이다. 양사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한 해 동안 역전에 재역전을 하는 등 치열한 경쟁 구도를 그려왔다.

BMW는 올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7만1713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7만1525대를 판매해 격차가 188대에 불과했다. 올해 1~2월 BMW는 벤츠와 2000여대의 판매 격차를 보이며 앞서나갔지만, 3월 벤츠에 101대 차로 역전당했다. 9월 BMW가 다시 1700여대 차이로 재역전에 성공했으나, 10월 벤츠가 700여대 차이로 빠르게 따라잡았다. 이어 지난달 188대로 차이가 좁혀지면서 올해 국내 수입차 왕좌의 자리는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만약 BMW가 올해 수입차 1위 자리에 오른다면 2015년 이후 7년 만에 거둔 성과다. 업계에선 BMW의 수입차 1위 탈환 도전과 관련해 2018년 화재 이슈 이후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에 집중하고 있고, 지속해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SUV 부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벤츠는 고급세단 라인 이외에 전기차 등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벤츠는 올해 E클래스와 S클래스 등 고급 세단 라인에선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E클래스는 올해 2만5501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올랐다. 이는 2위 BMW 5시리즈(1만9001대)보다 6500대나 앞선 수치다. 대형 세단인 S클래스 역시 올해 1만2147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3위에 올랐다.

‘더 뉴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사진=아우디 코리아 제공
‘더 뉴 아우디 Q7 50 TDI 콰트로 프리미엄’ 사진=아우디 코리아 제공

◇ 수입차 1만대 클럽, 아우디·폭스바겐·볼보·미니 등 6곳 예상

수입차 1만대 클럽은 국내에서 브랜드 영향력과 인지도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이에 수입차업계에선 브랜드의 1만대 클럽 포함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올해 1~11월 기준으로 연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는 6곳이다. 각각 7만대씩 넘게 판매한 BMW와 벤츠는 일찌감치 1만대 판매를 넘기고 1, 2위를 경쟁으로 하고 있으며, 아우디(1만8761대)가 3위에 안착했다. 폭스바겐과 볼보는 각각 1만3113대과 1만2618대를 기록,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6위는 미니로 1만253대를 기록했다.

쉐보레는 올해 누적 8529대를 기록, 12월 1471대의 차량을 판매한다면 1만대 클럽 가입이 가능하다. 지난달 쉐보레는 1056대 판매에 그쳤지만, 지난 10월 1586대를 판매한 바 있다.

반면 지프는 올해 판매량이 29.5% 감소하면서 2년 연속 1만대 클럽 가입 실패가 확실시됐다. 지난해 지프는 1만449대를 판매하며 2년만에 1만대 클럽에 가입했지만, 올해는 11월 기준 6593대 판매에 머물렀다.

이에 지난해 7개 1만대 클럽에서 올해 6개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들도 판매량으로 보면 아쉬운 성과를 거웠다.

실제 아우디는 지난해 2만5615대를 판매해 2년 연속 2만5000대 판매를 넘겼지만, 올해는 2만대도 넘기지 못했다. 볼보와 폭스바겐도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각각 7.5%, 2.5%씩 감소했으며, 미니도 1.5% 판매가 줄었다.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벤츠와 BMW에 소비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주요 브랜드들은 판매가 둔화된 것이다.

업계에선 올해 주요 브랜드 판매량 감소와 관련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과 글로벌 공급 차질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국내에서 브랜드들은 차량을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팔지 못했던 것. 반면 BMW와 벤츠는 본사에서 한국을 주요시장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물량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스타2. 사진=폴스타 제공
폴스타2. 사진=폴스타 제공

◇ 수입 전기차 판매, 디젤차 추월…베스트셀링 TOP5는?

올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전기차 질주가 계속됐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도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수입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디젤차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전기차가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이어 주요 차종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올해 1~11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수입전기차 모델은 2623대가 판매된 폴스타의 ‘폴스타2’였다. 폴스타2는 올해 1월 사전예약만 이미 4000대를 돌파, 아직 대기자가 밀려있는 상태다.

스위덴의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외치며 등장한 폴스타는 폴스타2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게됐다. 폴스타 2는 국내에 롱레인지 싱글모터와 듀얼모터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쉐보레 볼트EUV는 1904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 볼트 EUV는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지만, 미국 GM에서 전량 리콜하면서 판매가 미뤄졌다. 올해 2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한 볼트 EUV는 신규 배터리 모듈이 적용된 제품이다.

3위부터 5위는 독일 브랜드가 차지했다. 3위는 BMW의 순수전기 4-도어 쿠페 모델인 ‘i4 eDrive40’ 였다. 올해 1837대가 판매된 i4는 전기차 만의 정숙하면서도 폭발적인 동력성능과 BMW 고유의 다이내믹한 주행감각을 앞세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BMW ‘iX3’는 1680대 판매되며 4위 자리에 올랐다. 이 모델은 중형 SAV의 다재다능함을 고스란히 보유,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성을 동시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5위는 아우디 ‘Q4 e-tron 40’(1570대)이 차지했다. Q4 e-tron은 아우디가 처음 선보이는 컴팩트 세그먼트의 순수 전기 SUV이자 MEB 플랫폼에 기반한 첫 아우디 모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월드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출시 이후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 뉴 X7. 사진=BMW 코리아 제공
BMW 뉴 X7. 사진=BMW 코리아 제공

◇ 수입차 300만 시대…지속 성장 가능성↑

올해 수입차 브랜드 성과는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했지만, 국내에서 전체 수입차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316만6772대다. 이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2546만1361대)의 12.4%에 달한다. 우리나라 승용차 9대 중 1대는 수입차인 셈이다.

업계에선 수입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서비스 문제가 최근 크게 개선된 것이 수입차 구매 심리를 끌어올렸다고 해석했다. KAIDA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961곳에 달한다.

또한 수입차가 사치라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수입 브랜드 역시 큰폭의 프로모션을 진행해 진입장벽 역시 낮아졌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산차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가면서 수입차 판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코로나19 여파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에 맞물려 국산차의 판매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눈길을 돌린 이유도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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