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체 출격…전기차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공개
소니 등 가전·IT 업체도 자동차 시장 진출

폭스바겐 ID.7 사진=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ID.7 사진=폭스바겐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3'에서 모터쇼를 방불케 할 만큼 첨단 모빌리티 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물론 소니와 구글 등 가전·IT업체 강자들까지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ES는 완성차업체 사이에서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혹은 ‘세계 최대의 모터쇼’라고 불리고 있다. 몇 년 사이 자동차업계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집중하면서 CES가 미래차 기술을 선보이는 최적의 장소가 된 것이다.

과거 자동차가 주요 이동 수단에 머물렀다면, 자율주행 시대에는 움직이는 사무실·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에선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는 소비자가 마치 가전제품처럼 구매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이번 CES 2023에는 모빌리티 관련 전시도 크게 늘었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는 물론,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업체들도 전시부스를 꾸렸다. 여기에 가전업체인 소니까지 전기차에 집중하며 모빌리티 경쟁에 뛰어들었다.

BMW i 비전 Dee(디). 사진=BMW 제공
BMW i 비전 Dee(디). 사진=BMW 제공

최근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BMW는 이번 CES2023에 차세대 디지털 혁신 기술 반영한 ‘BMW i 비전 Dee(디)’ 공개했다. 미래형 중형 세단인 BMW i 비전 디에는 운전자와 차량 간의 관계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들겠다는 BMW의 목표가 담겼다.

BMW는 ‘어드밴스드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이번 모델 적용, 미래차의 모습을 구체화했다. 이 기술은 기전 HUD 투영 범위를 차량 윈드스크린 전체로 확대해 운전자에게 더욱 다양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 기술은 2025년부터 출시 예정인 뉴 클래스(Neue Klasse) 제품군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BMW i 비전 디에는 ‘BMW 혼합 현실 슬라이더’가 적용돼 차량 제어 및 디지털 기능을 제어한다. 이는 운전자가 아날로그부터, 주행 관련 정보, 통신 시스템 내용, 증강 현실 프로젝션에 이어 가상 세계로의 진입까지 시스템을 설정할 수 있다.

폭스바겐 ID.7 위장막 모델. 사진=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ID.7 위장막 모델. 사진=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은 CES2023에서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 전기 세단 ID.7의 위장막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폭스바겐은 그동안 단순하게 가림막 정도로 취급됐던 위장막에 큰 의미를 두며 첨단 기술을 뽐냈다.

ID.7의 지능 콘셉트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된 이 위장막은 디지털 형식으로 디자인됐으며, 차량을 밝히는 독특한 페인트워크가 적용됐다. 총 40개 층에 걸쳐 완성된 페인트워크 중 일부는 전도성을, 일부는 절연성을 갖추고 있다.

또 위장막은 차량을 22구역으로 나눠 개별적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가장 바깥층의 페인트 안쪽에는 전기가 공급돼 빛이 나오며, 사운드 시스템과 연결돼 리듬이 22개의 개별 영역의 조명에 따라 다르게 시각화된다. 이 위장막은 ID. 패밀리의 미래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될 디지털화의 다음 단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폭스바겐은 설명했다.

ID.7은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가장 최신 모델로, 고객들의 피드백을 면밀히 반영해 모든 부분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이 모델에는 △새로운 컨셉의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15인치 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1단계로 통합된 새로운 에어컨 컨트롤, △조명 효과가 탑재된 터치 슬라이더 등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기본 탑재됐다.

구글 HD 지도.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구글 HD 지도.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볼보자동차는 CES 2023에서 구글과의 ‘HD지도’ 기술 협업을 공개했다. HD 지도는 고정밀 지도로, 기존보다 10배 이상 고도화된 지도 탑재를 통해 도로 곡률, 경사도, 제한속도 정도 및 차로 수준의 지오메트리 정보를 차량에 제공한다.

볼보 측은 구글 HD 지도 기술 통해 차선 변경 지원 및 파일럿 어시스트 등 주행지원 기술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구글 HD 지도의 데이터는 볼보 차량의 라이다 센서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결합돼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전한 운전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푸조 인셉션 컨셉트. 사진=푸조 제공
푸조 인셉션 컨셉트. 사진=푸조 제공

스텔란티스 그룹의 푸조는 이번 박람회에서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한 '푸조 인셉션 컨셉트'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이 콘셉트에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푸조의 선언과 의지를 담았다. 특히 푸조는 브랜드 고유의 고양이스러운 외관을 유효하게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위한 재해석을 이번 콘셉트에 가미했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는 2025년부터 차기 푸조 차량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CES2023에서 스텔란티스는 2038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그룹 내 브랜드들이 각자 개성에 맞는 전동화 컨셉트 카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선보인다. 고객들에게 친환경은 물론 최고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스텔란티스만의 전동화 기술 및 그 여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가 꿈꿔온 기술(Tech to Desire)’이라는 주제로 신규 전동화 전략도 발표한다. 또 벤츠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발표한다. 이 시스템은 개인별 실내 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소니혼다모빌리티 아필라(AFEELA). 사진=소니 제공.
소니혼다모빌리티 아필라(AFEELA). 사진=소니 제공.

소니는 혼다와 합작해 만든 전기차 '아필라'를 공개했다. 지난해 CES 2022에서 소니는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아필라는 차량 외관 곳곳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 45개 센서가 내장돼 물체감지와 자율주행 능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유명한 소니는 차 안에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수 있도록 했다.

미즈노 야시히데 소니 혼다 모빌리티 회장은 “아필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대한 소니의 경험을 활용해 독특한 EV를 선보일 것”이라며 “게임 '포트나이트'를 제작한 에픽 게임즈의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도 도입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M.Vision TO .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M.Vision TO .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한편,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CES 2023에 불참했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CES에 활발히 참석해 다양한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선 현대차·기아의 이번 불참이 새로운 콘셉트보다 이미 발표한 내용을 현실화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CES 2023에서 참가해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차량인 ‘엠비전 TO’와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 목적에 맞게 개발된 PBV인 ‘엠비전 HI’를 공개했다. 또 ‘뉴 모비스(NEW MOBIS)’ 비전을 공개하고,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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