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어진 안국약품 전 부회장이 리베이트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지난해 3월 사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국약품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안국약품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어 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어 전 부회장은 고(故) 어준선 안국약품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98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고 어준선 명예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당시 회사측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어 전 부회장은 현재 2건이 재판을 받고 있다. 1건은 불법 임상시험에 관한 것이다. 어 전 부 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없이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단계에 있던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하도록 하고, 2017년 6월에도 연구소 직원 12명에게 항혈전응고제를 투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에 대해선 지난 8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선고가 내려졌으며, 어 전 부회장측에서 항소한 상태다.

나머지 1건은 의사들에게 수십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가 있음에도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내이사에 복귀하는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어 전 부회장이 서둘러 사내이사에 복귀하는 배경으로 ‘상속세 절감’을 꼽고 있다.

어 전 부회장은 지날달 고 어준선 명예회장이 보유한 안국약품 지분 20.53%(267만7812주)를 상속받았다.

정부는 중소기업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매출액 4000억원 미만 업체에 최대 500억원의 상속재산가액을 공제해주고 있는데, 이같은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인이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2년 이내에 대표이사로 취임해야 한다.

이에 어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2년 이내 대표이사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