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롤베돈, 출시 3개월만에 매출 천만불 달성
바팜 엑스코프리·대웅 주보도 미국 매출 우상향 중
신약 케이캡·펙수클루, 해외 진출 국가 확대 본격화

한미약품의 호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의 호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사진=한미약품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의약품들이 해외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다는 미국 시장에서 호실적이 올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해외 영토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서 성과 ‘속속’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호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000만 달러(약 123억원)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을 통해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2012년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이하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바이오신약으로,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인다.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호중구 감소증이란 혈액 내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몸에 침범했을 때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된 것을 말한다.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롤베돈은 올해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롤베돈이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약 2% 수준인 6000만 달러(약 7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한국명 나보타)’도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200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가 판매 중인 주보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1억4860만 달러(약 1800억원)를 기록했다.

주보는 대웅제약이 자체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으로, 2019년 5월 미국에 출시됐다. 출시 이후 균주 소송에 시달리면서 매출이 주춤하기도 했으나 2021년 6월 관련 소송이 미국에서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에볼루스는 올해 주보 매출이 1억8000만∼1억9000만 달러(약 2270억~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 사진=대웅제약 제공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한국명 세노바메이트)도 미국에서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누적 매출은 1194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의 추세라면 가이던스(목표치)인 1600억~1800억원 수준은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보다도 10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엑스코프리는 2019년 FDA 시판 허가를 받고, 2020년 2분기 미국에 출시됐다.

엑스코프리는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해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최초의 신약이다. 이 약물은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 이온 채널의 양성 알로스테릭 활성화와 전압개폐성 나트륨 전류 차단을 통해 신경세포의 반복적인 발화를 감소시킨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엑스코프리의 미국 현지 판매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P-CAB 신약 '케이캡' 사진=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P-CAB 신약 '케이캡' 사진=HK이노엔 제공

◇신약, 해외 곳곳으로

국내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들의 해외 영토 확장도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신약이 위식도역류질환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계열 의약품이다.

P-CAB 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영역에서 기존 치료제인 PPI 대비 다양한 장점으로 부각받고 있는 치료제다. PPI 계열은 식전에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면 케이캡이 속한 P-CAB 계열 약물은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CAB 신약 선발주자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은 해외 진출 속도가 가파르다. 케이캡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몽골,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총 5개국까지 허가국가를 늘렸다.

현재 허가 심사 중이거나 준비 중인 국가는 멕시코 등 27개국, 현지 개발 중인 국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3개국이다. 중국에 이어 최근 필리핀에서도 출시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오는 3월 의료보험 적용을 앞두고 있어, 본격적으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의 P-CAB 신약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P-CAB 신약 ‘펙수클루’.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의 P-CAB 신약 ‘펙수클루’는 최근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24일 에콰도르 보건감시통제규제국(ARCS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성과다.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총 11개국에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한 상태다.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칠레, 콜롬비아, 태국, 페루 등이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펙수클루를 100개국에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항궤양제 최대 시장이 된 중국에도 품목허가를 준비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품목허가 제출국을 20개국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