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여론조사서 김기현에 1위 내주기도
안철수 측 "미래 위한 '정책 메시지'에 집중"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안철수 국민의 후보가 수세에 몰렸다. 나 전 의원이 사실상 김기현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가 형성된 데다 천하람 후보의 등장으로 ‘비윤’(비 윤석열)계 표가 잠식, 지지율 하락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위 자리마저 김 후보에게 내준 상황 속에 안 후보가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본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리기 위한 컷오프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번 조사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안 후보는 김 후보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1, 2위를 다투고 있어 본경선까지는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안 후보는 2016년 고(故) 신영복 교수 조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및 신규 원전 반대 등 발언 논란으로 안보관과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다.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발언으로 대통령실과 각까지 세웠다.
경쟁자인 김 후보는 나 전 의원과 힘을 합친 모습을 보여주며 지지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도 김 후보는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 나 전 의원과 나란히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김나연대를 한층 공고히 했다. 친윤계와 대통령실로부터 집단공세를 받으면서 흡수했던 비윤계 표심은 이준석 전 대표가 미는 천 후보의 등장으로 조금씩 잠식당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1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 김 후보가 45.3%로 1위에 올랐다. 안 후보는 30.4%로 2위를 차지했다. 직전(1월31일~2월1일) 조사에서 43.3%였던 안 후보의 지지도는 일주일 새 12.9%포인트나 빠졌다. 이번 조사에 처음 포함된 천 후보는 9.4%(3위)를 기록했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도 김 후보가 과반인 52.6%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39.3%)를 오차범위 밖인 13.3%포인트차로 따돌렸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47.1%, 안 후보가 37.5%를 보였다. 이 조사는 무선 90%·유선 10% 자동응답(ARS) RDD 방식으로 응답률은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9%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후보 측은 정책 행보를 부각, 남은 한 달 동안 당원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당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지만,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의견을 존중, 정책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진흙탕 싸움에 가려져 정책 메시지가 보이지 않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 승리다. 당 대표에게 있어 가장 큰 숙제인 만큼,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당원들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의결된 전대 선거인단 현황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단은 83만9569명이다. 이 전 대표를 선출한 2021년 6·11 전당대회(32만8893명) 때와 비교하면 2.5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33.50%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서울이 14.79%, 경기가 18.71%로 나타났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영남권은 39.69%로 집계됐다.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세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지지기반을 ‘캐스팅 보터’인 충청 지역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충청지역의 선거인단 비율은 11.37%(충북 5.26%, 충남 6.11%)로 2021년 전대 때(10.30%)보다 1.07%포인트 늘었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국민의힘 충북도당을 시작으로 오후 2시20분 충북 괴산군 당협 당원간담회, 오후 4시 충북 충주시 당협 당원간담회 일정에 나서는 등 중원 공략에 나섰다.
안 후보는 충북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이 115석으로 전락한 이유는 결국 중원인 수도권과 충청에서 졌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중원이 격전지이자 승부처이며 최전선이 될 것이다. 중원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원의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에서도 중원의 민심을 제대로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는 경기에서 재선했고, 제 직장은 모두 충청도였다”며 “누구보다 민심을 잘 알아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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