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여야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에 대한 본회의 직회부를 두고 충돌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회 법안을 협의 없이 단독으로 직회부했다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직회부된 법안을 다시 법안2소위에 독단으로 회부했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지난 1월16일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양곡관리법 등을 2소위 회부하기로 선언했다”며 “법사위가 법안2소위에 회부하는 것은 국회법에도 맞지 않다”면서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국회법 4조상 위원장의 권한에는 이런 법안들을 위원장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은 포함돼 있지 않다. 국회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 때 권한쟁의심판 대상이 될 수 있음도 지적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동안 법사위는 법사위원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2소위에 회부 요청을 해왔고 이는 법사위 운영의 오랜 원칙과 관례"라며 "위원장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민주당 위원장들이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은 권한이 있느냐"고 맞받았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 의원은 "국회법상 절차에 따라 위원장이 할 수 있어서 한 것이라는 말은 정치적 허언에 불과하다"며 "견강부회식으로 국회법 절차를 말하고, 적용하고, 다수 의석에 의한 의결 절차에 관해서 일관되게 날치기라고 표현하는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이라며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만약에 사과한다면 그간 민주당 위원들 잘못에 대해서는 정리해서 사과할려느냐. 최 의원, 자중하자"라며 손으로 가리키자 최 의원은 "님자를 붙여라. 동료 위원에 대한 얘기를 지켜라", "어디서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맞붙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어디서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가세하자 김 위원장은 "김남국"이라며 존칭 없이 소리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본회의 직회부 부당성을 집중 거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쟁점 있는 것들을 전부 본회의에 직회부할거면 법사위는 왜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식물국회가 아닌 투명국회가 되고 있다”면서 "여야가 숙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과시켜서 결국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함으로써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제대로 논의도 거쳐보지 못한 법안들을 법안2소위로 회부해 논의하자는 것을 굳이 극구 반대하면서 본회의에 직회부해서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의 행태는 환자를 수술도 마치지 않은 채 수술실로 돌려보내는 것과 똑같다”면서 "‘법사위 패싱하겠다’, ‘법사위원장 그냥 허수아비처럼 있어라’ 법사위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게 하려는 생각이 아닌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법사위는 존재 이유를 부정당하고 있다. 타 상임위 민주당 위원들의 입법독재로 법사위원들의 열정과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형해화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민주당은 또다시 방송3법, 노란봉투법, 안전운임제 관련 법안 등을 본회의에 직회부 하려고 한다. 국민께서 민주당의 의회폭거와 입법독재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왜 그 사실은 다 눈감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하나. 민주당에 다수 독주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려는 것”이라며 "양곡관리법 등 (해당) 위원회에서 승인됐던 사안에 대해서 권한을 넘어서는 권력행사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특정 위원에게 손가락질 하고 의원 명칭도 부르지 않고 막 이름만 부르고 그런 건 옳지 않다. 그 자리에 앉아있으면 그 자릿값을 하라"고도 했다.

한편 여야는 쟁점 법안들에 대한 논의를 미루고 법사위 소관 법안들에 대한 대체 토론에 우선 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