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삼성 등 18개 증권사 전년 대비 배당금 줄여
메리츠증권 1조클럽 달성 유일…배당금도 늘려

(출처=금윰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출처=금윰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적이 급감함에 따라 현금배당도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운영 중인 58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513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년(9조896억원)과 비교해 절반(50.3%·4조5765억원↓) 이하 감소했다.

이는 증시 침체로 인해 주식거래량이 줄면서 수탁수수료가 크게 줄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2.5% 줄어든 13조18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가파른 금리 인상과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을 활용한 주식·채권매매 이익도 급감했다.

이로 인해 58개 증권사 중 46개사가 전년보다 실적이 악화됐다. 심지어 순손실을 낸 증권사도 11곳이나 됐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 감소로 올해 배당금도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유가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9개 증권사 중 18개 증권사가 전년 대비 배당금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를 2022년 기말 배당금을 확정했다. 보통주 한주당 200원으로 전년(300원)과 비교해 33.3% 줄었다.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도 전년 대비 각각 55.3%와 23.3% 줄인 1700원과 2300원으로 정했다.

심지어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전년(200원)과 달리 올해는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올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메리츠증권만 배당금을 늘렸다. 지난 17일 열린 정기주중총회에서 보통주 한주당 135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리기로 결정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다른 증권사와 달리 대내외적인 경제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 신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9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또한 국내 증권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1조 클럽을 달성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기업금융(IB) 부문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금융수지,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등 분야에서도 선전하며 이 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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