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권 내 순위 변동...메리츠 1위 등극 쾌거
올해 거래대금 회복세..."IB는 여전히 어렵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순이익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27일 애프엔가이드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합계는 2021년 8조2662억원에서 지난해 4조1267억원으로 약 50% 감소했다.
2021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증권사 모두가 자리를 지켜내는데는 성공했지만, 10위권 내에서 순위가 요동쳤다.
먼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독식하던 선두권 경쟁에 메리츠증권이 새로 진입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82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6위에서 1위로 올랐다.
2021년 순이익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던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메리츠증권에는 밀렸지만, 여전히 상위권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65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위를 유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5360억원으로 1위에서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중위권 순위에도 변동이 있었다. 키움증권이 508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5위에서 4위로 선전했고, 3위였던 삼성증권은 422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5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순이익 4123억원을 기록해 10위에서 6위로 순위가 크게 올랐다.
이외에 KB증권이 1948억원의 순이익으로 8위 자리를 유지했고, 대신증권이 13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7위에서 9위로 2단계 내려왔다. 하나증권 역시 13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9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전년 대비 실적 감소폭으로 보면, 신한투자증권(26%), 메리츠증권(6%), 키움증권(-44%), 미래에셋증권(-44%), 삼성증권(-56%), 한국투자증권(-63%), NH투자증권(-67%), KB증권(-67%), 하나증권(-74%), 대신증권(-79%) 등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약 72% 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관련해 대부분 증권사들은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 운용 수익 부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거래대금 감소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까지 효자 역할을 해왔던 IB 사업부가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부분 증권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15~5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브로커리지 수익이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대금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며 "이와 함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중심으로 한 IB 사업부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