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지난해 창업 12년만에 최대 실적 달성
엔데믹 이후 배달앱 이용자 및 수요 감소 중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올해부터는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배달앱 이용자 및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에 영업이익 424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757억원의 손실을 본 데 반해 5000억원 가량 늘리며 흑자 전환했다.

우아한형제들은 3년 만에 적자를 탈출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기뻐해야 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낙관할 수 없는 전망에 오히려 웃음기가 살아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준 실적일 뿐 이같은 실적이 지속될 지에 대해선 예단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인해 외식업 소상공인들이 배달 앱을 통해 활로를 찾은 것이 배민의 급성장으로 이어졌으나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엔데믹 이후 배달 거래액과 이용자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음식 서비스 배달 분야 거래액은 2조229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했다.

배달앱 이용자 수도 줄었다.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 2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92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월 3586만명 대비 18.5% 줄었다.

배달시장 성장이 정체되면서 배달 라이더들 이탈 현상 또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배달 라이더가 속한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올 2월 기준 162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4만4000명이 줄었다.

국내외 고물가 행진 등 경제상황도 배달 시장에 유리하지 않다. 인건비 상승,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식당 업주에게 배달비 부담이 점차 커지는 점도 이용자 감소 측면에서 배민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업주와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을 줄인 ‘알뜰배달’을 출시했다. 배민은 그간 단건배달 ‘배민1’에 집중해왔지만, 배달비 부담에 대한 고객 불만이 커짐에 따라 저렴한 배달비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커머스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퀵커머스 ‘B마트’와 일반 상인 입점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배민스토어’ 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경쟁이 치열하고 우아한형제들은 신생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은 엔데믹 이후 시장 규모가 축소가 불가피 하고, 배민이 강화하고 있는 커머스 시장은 업체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 배민 수익성 기조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올해가 향후 배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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