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 동맹의 강화' 목표…"경제 중심 정상외교 구체화"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예정된 미국 국빈 방문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120여명으로,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대 규모다. 윤 대통령은 '첨단 기술 동맹의 강화'를 목표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경제 중심의 정상외교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 '尹정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에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포함
최상목 경제수석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국빈 방문 때 민간 주도로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사절단에는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들이 참여한다.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경총, 중견기업인연합회 등 6대 경제단체 회장들도 동행한다.
최 수석은 "미래 성장 유망한 중소·중견 기업이 전체의 70%에 달한다"며 "업종도 반도체·전기차·배터리·바이오·로봇·IT·소프트웨어 등 첨단 산업에서 문화콘텐츠, 방위 산업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 "尹 방미 경제 키워드, 공급망·첨단과학기술·투자유치"
최 수석은 이번 방미의 경제외교 키워드를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첨단 기업 투자 유치'로 꼽았다.
최 수석은 "첫째는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으로 최근 글로벌 공급망은 안전성, 동맹국, 첨단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와 가치 공유하는 가치 동맹이며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계된 미국과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경제행사를 통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순방 일정 중 양국 기업·기관 간 협력을 위한 수십여건의 MOU(양해각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둘째로 미국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첨단 과학기술 강국으로 제조·생산 분야에 강점 있는 우리와 협력 강화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첨단 반도체, 바이오, 우주, 양자, AI 등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셋째는 세일즈 외교 통한 수출 확대와 투자 유치"라면서 "주요 기업인과의 개별 면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 미국 첨단 기업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내고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7개 경제행사 참석…나사·MIT 등 방문
윤 대통령은 방미 기간 워싱턴 D.C.와 보스턴에서 열리는 경제단체 행사에도 참석한다. 각각 4개, 3개다.
우선 윤 대통령은 미국 첨단 기업의 투자 신고식에 참석하고 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 주요 CEO(경영자) 등 3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주재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 대표가 참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퀄컴, 보잉, 록히드 마틴, GE, 모더나, 바이오젠 등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미국 상공회의소와 우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도 참석한다. 양국의 170여개 기업이 참석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경제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 첨단 산업, 공급망 안정과 첨단 과학기술 협력 강화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윤 대통령은 나사(NASA)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한인 과학자들과 간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최 수석은 "글로벌 우주 개발을 선도하는 나사와 향후 설립할 우주항공청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또한 나사에 근무하는 한인 과학자와 한미 우주 협력 방향, 한국 우주 정책, 우주항공청의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영화협회 회장단과 6개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도 참석한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양국 영상 콘텐츠 기업인이 함께하는 포럼에 참석해 양국 간 문화적 연대와 협력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미국 영화협회 회장단과 6개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이 모여 논의하는 것은 전례 없는 것으로, 한국 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 측에서는 CJ, SLL, 왓챠 등이 자리한다. 미국 측에서는 파라마운트, 소니픽처스, 월트 디즈니 등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들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3개 경제단체 행사에 참석하는 등 순방 일정을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공대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를 찾아 석학들과 대화하며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보스턴을 방문해 3개 경제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MIT를 방문해 디지털 바이오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과 대화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을 방문한다"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의 부대 행사로 한국의 유망 벤처 스타트업과 현지 벤처캐피탈(VC) 간 투자 상담회와 현지 진출 상담회, 지식 재산권 보호 활용 상담회 등이 동시에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최근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과 대응 방향에 대해 연설하고, 미 국무부 차관보 정보위원장을 지낸 조세프 나인 석좌와 토론하고 질의응답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하버드 메모리얼 처치에 들러서 한국전에 참전해 전사한 하버드 졸업생들을 추모하고 하버드 총장과 면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