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온·에코프로 등 대규모 투자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새만금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핵심 소재 공급망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 SK온, 에코프로 등 국내 주요 기업과 중국 원재료 제조업체의 조단위 투자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생산시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LG화학은 전라북도 군산시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중국 절강화유코발트,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개발청과 전구체 공장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화학과 화유코발트 합작법인이 향후 5년간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단 6공구에 연산 10만t 규모의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는 내용이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로 배터리 양극재 원가의 65~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전구체 10만t은 500km 주행 가능한 75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약 100만대분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양사는 2026년까지 우선 5만t 규모의 전구체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2028년까지 5만t 생산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또 새만금 공장에 메탈 정련 설비를 만들어 전구체 소재인 황산메탈까지 생산, 수직계열화를 통한 소재 공급망 구축을 꾀한다.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제조 능력까지 더하면 전기차 배터리팩 생산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도 가능해진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SK온과 에코프로, 중국 거린메이(GEM)의 합작사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이하 GEM코리아)가 군산시 라마다호텔에서 전구체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5만t 수준의 전구체 공장 연내 착공을 추진키로 했다.
GEM코리아는 전구체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 고용 계획도 세웠다. 새만금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구체에는 인도네시아에 세운 별도의 3사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니켈 중간재(MHP)를 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3사는 지난해 11월 법인 설립 협약을 맺고 내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약 3만t에 해당하는 MHP 양산을 개시하기로 했다.
새만금산단은 항만과 인접한 물류 인프라와 33만㎡에 달하는 확장 가능한 대규모 부지를 갖추고 있어 배터리 소재 공장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며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중국의 원재료 공급업체들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새만금개발청과 지자체의 지원 정책과 보조금 혜택 등이 더해져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코앤드림, 대주전자재료, 천보BLS, 덕산테코피아, 성일하이텍 등 22개 기업이 새만금산단과 인근에 관련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라북도도 지난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 2월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도내 대학 등 11개 관련 기관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인력양성 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등 특화단지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