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에코프로, 中 GEM과 새만금 공장에 1.2조 투자
LG화학-고려아연 동맹 등 원소재 경쟁력 강화 잰걸음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SK온, 에코프로, GEM 3사 관계자들이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온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SK온, 에코프로, GEM 3사 관계자들이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SK온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배터리 업계가 핵심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 영향으로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확보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SK온과 국내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기업 거린메이(GEM)는 전북 군산시 라마다호텔에서 3자 합작법인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가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3사는 전날 서울 SK서린사옥에서 GEM코리아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3사는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생산량 약 5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올해 안에 착공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GEM코리아는 전구체 생산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다. 

새만금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구체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별도의 3사 합작법인에서 생산하는 니켈 중간재(MHP)를 원료로 사용하게 된다. 3사는 지난해 11월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약 3만t에 해당하는 MHP를 양산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료를 섞은 화합물로 양극재 원가의 65~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전구체 5만t은 전기차 약 30만대분에 해당하는 배터리에 들어갈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구체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95.3%에 달할 정도로 대중국 의존도가 높다. 새만금 공장이 건립되면 국내에서의 안정적인 소재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양극재 선도기업 에코프로와 배터리 기업 SK온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구체는 전량 국내 기업의 북미 양극재 공장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최영찬 SK온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하이니켈 개발 등 앞선 기술력을 증명해온 SK온은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원소재 공급망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온은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지난해 칠레 SQM, 호주 업체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 등 리튬 생산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호주 시라와 음극재용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우르빅스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을 맺었으며 스위스 글렌코어, 국내 포스코홀딩스 등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피드몬트 리튬이 지분을 보유한 캐나다 NAL 리튬 광산. 사진=LG화학
피드몬트 리튬이 지분을 보유한 캐나다 NAL 리튬 광산. 사진=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은 고려아연과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IRA에 공동 대응하고 북미에서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동맹 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6월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는 합작법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세우고 울산 온산 산업단지에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해당 공장 생산능력을 기존 2만t에서 5만t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지난 7월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북미 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려아연과의 동맹을 통해 북미에서 재활용 광물-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소재 공급망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 미국 컴파스미네랄과 2025년부터 6년간 연 생산량(약 1만1000t)의 40%를 공급받고 향후 하이니켈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호주 시라와 2025년부터 천연 흑연 2000t 공급 계약을 맺었다. 캐나다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로부터는 황산코발트 7000t·수산화리튬 25만5000t 등을 공급받는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리튬 4만5000t, 호주 라이온타운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t 등을 확보했으며 포스코퓨처엠과 1조8500억원 규모 양극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도 지난달 미국 광산 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20만t 규모의 리튬 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자회사 STM과 에코프로비엠이 공동출자한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국산 양극재 비중 확대에 나섰다. 에코프로이엠은 포항에 연산 5만4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1500만대에서 2026년 105만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미국 IRA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IRA는 배터리 소재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 수준 이상 조달해야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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