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연주력 앞세워 9월10일 리사이틀
‘이단아’ 별명 걸맞은 새로움 선사 기대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상상력과 경이로운 연주력을 통해 탄생하는 음악.”(더 타임즈) “최고의 피아노 연주다. 공연 하나만으로도 모든 세대를 통틀어 최정상 피아니스트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하다.”(BBC 뮤직 매거진)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오는 9월 10일 (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이번 독주회에서 쇼팽 작품을 연주해 음악적 숙련도와 깊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음악계의 황제’로 불리는 거장의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지난 2019년 이후 피아니스트로서 국내 무대에 서는 4년만의 리사이틀인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음악가 집안에서 자라 7세 때부터 음악 공부를 시작한 플레트네프는 21세의 어린 나이에 6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러시아 피아니즘을 대표하는 최고 피아니스트로 우뚝 선 플레트네프는 어느 한 사조나 작곡가에 대한 스페셜리스트로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강한 색깔과 특색으로 매번 경이로운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수많은 음반과 세계 여러 무대에서 올린 성공적인 공연들을 통해 그만의 탁월한 해석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 등 플레트네프가 깊이 있는 분석을 기반으로 직접 편곡에 나선 작품들 역시 무대에서 활발히 연주되며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구성감이 부여된 음악과 냉철하지만 자유로운 색채의 연주로 명실상부 최고의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 인정받는 플레트네프는 현재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플레트네프가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중단한 시기도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피아노가 공연장에 공존했던 시절을 그리워한 그는 점차 현대 피아노 음색에 한계를 느끼고 2007년부터 피아니스트가 아닌 지휘자로서의 활동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최초의 민간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창단했고, 높은 예술성을 바탕으로 RNO를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켜 인정받았다.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 중단이 오히려 더욱 넓고 깊은 음악활동을 펼치는 데 기폭제가 돼 70세가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RNO에 이어 라흐마니노프 오케스트라(RIO)까지 창단하며 쉼 없는 예술 활동으로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는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지 않은 시간 동안에는 피아노 뚜껑조차 열어보지 않았다고 하는 등 피아노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일본 가와이사의 시게루 가와이 피아노 특유의 음질과 유연하게 조정이 가능한 음량에 매료돼 “이 악기를 연주하면 즐겁다”고 말하며 장장 6년만의 공백기를 거쳐 피아니스트로 다시 관객에게 돌아왔다.
그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연주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황제의 귀환’ ‘돌아온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또한 관객들의 놀라움을 자아내는 자신만의 해석과 경이로운 예술성으로 ‘음악계 이단아’라는 타이틀 또한 여전히 따라다니고 있다. 이렇게 늘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움을 선사하는 플레트네프는 어느새 존재 자체만으로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귀감이 되는 연주자로 여전한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2019년 리사이틀에서는 베토벤과 리스트의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황홀의 경지를 선물한 플레트네프가 이번 리사이틀은 쇼팽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플레트네프가 쇼팽의 곡들로 구성한 음반은 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기까지만 발매됐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전성기에 있던 플레트네프의 연주를 담고 있어 현재까지도 명반으로 남아 있다.
이후에도 피아니스트로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그가 직접 편곡한 작품이 다닐 트리포노프의 음반으로 발매되는 등 그는 쇼팽 음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이번 리사이틀 1부에서는 폴로네즈, 환상곡, 뱃노래 등을 통해 쇼팽 작품의 다양한 형식을 플레트네프 특유의 섬세한 타건과 다이내믹으로 전달한다. 이어 2부에서는 ‘녹턴(총 19곡)’ 가운데 감미로운 6곡과 절제된 열정으로 표현해내는 폴로네즈 ‘영웅’을 통해 지루할 틈 없는 쇼팽 음악의 기승전결을 보여준다.
‘미하일 플레트네프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티켓은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9만원, B석 6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