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美 원폭 사과는 없을듯
러·중 대응 주요 의제…북핵 대응 등도 논의 예상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주요 7개국(Group of Seven, G7) 정상회의가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사흘 동안 진행된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G7 정상들과 함께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한다. 의장국인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 위협 속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안내에 따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평화기념자료관을 찾았다.
이곳에는 1945년 8월6일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의 참상이 담긴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핵무기를 가진 미국, 영국, 프랑스 3개국을 포함해 G7 정상이 함께 평화기념자료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미국 대통령이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한 것은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미국 측의 사과는 없었다. 미국은 2차대전 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본 측에 사과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미국 정부도 별도의 사과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미리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일본행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다른 G7 정상과 함께 헌화 등 행사에 참석하겠지만, 그는 이를 (미일) 양자 행사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도 미국 측의 사과를 받아내기보단 핵 군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지난 15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폭의 실상을 전하는 것은 핵 군축을 향한 모든 노력의 원점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G7 정상들은 이후 미야지마로 이동해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오는 21일까지 회의에서는 모두 10개의 세션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세계 경제와 우크라이나 정세, 핵 군축과 비확산, 식량 에너지 문제, 챗GPT 등 생산형 인공지능(AI) 활용과 규제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대응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용납하지 않고 국제질서를 지켜낸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회의 기간 참가국 간에 다자 및 양자 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관전 포인트'는 21일 열리는 한일 및 한미일 정상회담이다. 이달 7일 서울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지 2주 만에 개최되는 만큼, 양국 간 안보·경제·문화 협력과 청년 교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개최 시 세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함께 역내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위기 등 공동의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이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