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1941억원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금리 하락에 운용손익 개선...IB는 전년 比 57.5%↓
PF수익 회복 시간 필요...대어급 IPO도 일정 불투명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NH투자증권이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하며 올해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다만 IB 부문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여전히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15억원, 1841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34%, 29% 상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5%, 80% 늘었고, 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34.5%, 264% 증가했다.
1분기 채권금리 하락과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글로벌 증시 상승 등 영향으로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가 급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1분기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313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272.7%, 84.5%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및 금융상품판매 부문도 선전했다.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판매 수수료수지는 각각 1054억원, 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15.3%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40%, 2.3% 증가했다.
반면, IB 부문은 부진했다. 1분기 인수주선과 M&A(인수합병) 자문, 채무보증관련 등 IB 총 수수료수지는 368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57.5%, 27.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이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했다.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 역시 188억원으로 65.6% 줄었다. 반면,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억원 대비 35억원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인수 및 주선 수수료와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다만,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에너지 합병 및 금융자문을 적극 수행해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 1분기 금리 안정화와 거래대금 증가 등에 힘 입어 대부분 증권사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는 SG증권 발 폭락사태 후폭풍으로 CFD(차액결제거래) 충당금 적립, 투자심리 악화 등에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이같은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CFD 미수채권 규모가 크게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NH투자증권의 미수채권 규모는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NH투자증권이 국내 CFD 시장의 개화 시점부터 관련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해 왔던 덕택이다. 당시 NH투자증권은 CFD 사업이 큰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금리 하락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하는 국면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보수적인 채권 운용으로 수익 방어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다만 IB 부문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업계 공통적으로 부진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사업을 제외해도, IPO 인수 주선 등 다른 분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IPO 주관 실적(국내 증권사 기준)에서 지난 2020년 공모총액과 기업수 각각 1위, 3위를 기록한 후, 2021년 2위, 4위, 2022년 5위, 3위로 순위가 밀렸다. 올해에도 아직 IPO 주관 1건으로 공모금액 기준 8위에 머물러 있다.
주관을 맡은 알멕과 그린리소스, 빅텐츠 등의 중·소형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오아시스와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들 기업은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일 경우,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의 부동산PF 관련 수익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IPO 시장 역시 현 상황에서는 대어급들의 연내 상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손익 변동성이 적고, 경상실적에 가까운 IB 수익이 아직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라며 "충당금이나 수수료수익 관점에서 PF 관련 업황 회복이 실적 추정치 개선에 있어 핵심 사안이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