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성증권 콜옵션 대응-부채 증가로 인한 건전성 유지 발등의 불

보험사/제공=연합뉴스
보험사/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보험사들이 기존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대응과 부채 증가로 인한 건전성 유지 등을 위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도입 보험부채가 늘어나고 자본이 감소하면서 자본확충 압박은 중소형 보험사에게 더 커질 전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보험사의 자본확충 규모는 1조7360억원으로 전체 보험사 1분기 순이익의 3분의 1 규모에 달한다.

신한라이프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5년 콜옵션 조건으로 발행하되 이율, 만기 등 조건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고, 후순위채 발행은 다음달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는 후순위채 2000억원을 조기 상환하기 위한 결정이다.

같은 날 KDB생명도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5년 후 콜옵션 조항에 만기 50년, 연 7.35% 이율을 걸고 발행해 KDB산업은행이 전액 인수했다. 이를 통해 KDB생명은 과거 해외에서 발행했던 2억달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인 지난 22일에 맞춰 조기 상환을 실시했다.

또 교보생명은 이달 5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 30년에 금리 연 5.80%, 5년 후 콜옵션 조항이 붙었다. 교보생명은 연말까지 최대 1조1500억원의 자본성증권을 국내외에서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여기에 푸본현대생명이 지난달과 2월에 각각 800억원과 6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3월에는 코리안리와 하나생명이 각각 2500억원, 18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IBK연금보험이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1월에는 NH농협생명도 2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에 발행했던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당장 상환이 부담스러운 보험사들이 높은 이율에도 불구하고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도입된 IFRS17과 K-ICS의 건전성 기준에 맞추기 위해 당장의 콜옵션 이슈가 없는 보험사들도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인 회계제도이고, K-ICS는 IFRS17과 함께 새롭게 적용된 재무건전성 지표다. 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 보험사 부채가 급증해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상위 3개 생명보험사의 부채는 429조2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421조1021억원 대비 1.9%, 8조1661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자본은 56조9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7조6265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IFRS17 도입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는 자본에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대형사보다 소형 생보사들에게 충격이 더 클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형 생보사들의 자본이 감소한 만큼 소형사들에게 자본확충 압박은 더 커진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보험부채 평가액이 증가했고,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본확충이 상황이다”라며 “이미 많은 보험사들이 경과조치를 신청했지만, 자본확충 압박은 여전히 상존함에 따라 향후에도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자본성증권 발행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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