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주도하는 NACS 합류엔 '신중론'

장재훈 현대차 사장(2023 CEO 인베스터 데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장재훈 현대차 사장(2023 CEO 인베스터 데이).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7월 공개를 앞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사장은 주요 미래 먹거리로 고성능 전기차를 지목하며 '아이오닉 5 N'의 성능이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 5 N과) 타이칸을 같이 시험주행해보니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 고속주행 시 오히려 성능 저하 부분에서 (아이오닉 5 N이) 유리했다"며 "고성능 차량의 개발에 성공했다는 건 곧 차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밸류(가치)를 시장이 인정해주고, 소비자들이 차 값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흐름은 곧 전기차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N 모델을 통해 서스펜션, 차체 내구성, 브레이킹 시스템 등 여러 하드웨어적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여기에  아이오닉 5 등 전기차를 통해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열관리, 고성능 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 등을 결합, 고성능 전기차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 포지션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윤태식 IR팀장,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윤태식 IR팀장, 구자용 IR담당 전무,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CEO 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최근 북미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부상한 NACS에 대해선 '고객이 얻을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NACS는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방식으로, 최근 GM과 포드 등 주요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NACS 규격을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한창인 현대차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렸던 상황이다. 현대차그룹과 폭스바겐, BMW 등은 합동충전시스템(CCS) 규격을 사용한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800V 초고속 충전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테슬라 수퍼차저를 쓰면 (현대차 전기차는) 오히려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것이 개선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흥수 GSO(Global Strategy Office) 담당 부사장은 "테슬라 규격을 쓴다면 당장은 북미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테슬라가 관리하는 체계 아래서 다른 회사들의 EV 전략이 전개되는 데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대차그룹 초고속 충전소 E-pit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초고속 충전소 E-pit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현대차는 배터리 역량 강화도 적극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출시할 신형 하이브리드에 자체 설계한 배터리를 탑재하고, 인산철(LFP) 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 셀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전무)은 "전기차에 부합하는 배터리 성능과 내구 품질, 충방전 특성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배터리 제조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며 "배터리 설계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만큼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둘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투자설명회에서 핵심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의 역사와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승화, 신생 EV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 모터 웨이'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Integrated Modular Architecture)’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를 2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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