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당이 나서지 않으면 야4당 협의를 통해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추경 편성 제안에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강원도 강릉 세인트컨벤션웨딩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부채폭탄이 민생경제를 덮쳐 오는데도 정부‧여당은 묵묵부답”이라며 여당을 향해 추경 편성을 재차 촉구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말보다 무려 50.9% 증가해서 1033조 7000억 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가계‧기업의 신규 연체율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늘어난 가계 대출 연체액의 62%가 다중채무자, 소득 하위 30% 같은 취약차주들”이라며 “청년들의 생활고도 한계 상황에 직면해서 금리 10%라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청년희망적금조차도 가입자 4명중에 1명이 해약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의 적극적 역할 없이는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지킬 수가 없다”며 “살기 위해서 빌린 돈이 삶을 옥죄는 일이 없도록 물가‧공공요금 부담에서 서민과 취약계층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벼랑 끝 삶에 내몰린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국가 대신 국민이 빚을 지는 이 불합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묻지마 추경 편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마치 추경을 편성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하는데, 무식하면 용맹하다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민주당이 재원 조달 방안으로 제시한 세계잉여금‧업무추진비‧특별활동비‧불용이 확정된 사업의 감액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또다시 국채를 발행하자는 주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건국 이래 70년 동안 쌓아왔던 국가채무가 600조원 수준인데, 지난 정부 5년간 400조원을 더했다”며 “재정을 거덜 내고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려는 ‘가불 추경’을 더 이상 주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