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제공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전기차 선도 기업인 미국 테슬라가 채택한 4680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두고 한·중·일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1000만번째 4680 배터리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 규격으로 2020년 ‘테슬라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발표됐다. 기존 18650, 2170 규격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제조비용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에 탑재 시 배터리셀 사이가 비어 각형이나 파우치형 대비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구조상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용이하고 제조 효율이 높아 테슬라 차량등에 탑재돼 왔고 배터리 제조사들도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자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당장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테슬라와 오랜 기간 배터리 파트너십을 다져온 일본 파나소닉은 4680 배터리 양산을 위해 북미 지역에 최소 2곳의 신규 배터리 공장을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테슬레에 2170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당초 파나소닉은 4680 배터리 양산 시점을 내년 3월경으로 잡았으나 9월로 연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공장에서 2170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4조원을 투입해 생산 시살을 확충할 계획이다. 1공장에 1500억원을 들여 연산 4GWh 규모의 2170 라인을 증설하고 2공장에는 5800억원을 투자해 연산 9GWh 규모의 4680 라인을 구축한다. 이르면 내년 중 4680 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 유럽’ 전시회에서 지름 46파이의 원통형 배터리를 최초로 선보였다. 지름을 46㎜로 정하고 높이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4680 등 다양한 규격으로 생산한다는 것이다. 

삼성SDI의 46파이 배터리는 천안 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올 하반기 시제품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건설 예정인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 공장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GM의 전기차에 공급할 계획이며,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짓는 말레이시아 세렘반 2공장에서는 내년부터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도 4680과 4695 등 대형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와 회동을 가진 쩡위췬 CATL 회장은 자사 원통형 배터리 성능이 중국 내 경쟁사의 3배 이상이라며 자신감을 표한 바 있다. CATL도 테슬라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온은 아직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다양한 고객사 요구에 맞춘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향후 원통형 배터리 생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약 108GWh 수준이었던 글로벌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까지 늘어나며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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