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성장세 가팔라…'블루오션' 기대감
GS건설‧현대ENG‧포스코이앤씨, 모듈러 기술 특허 잇달아 출원
정부도 지원사격…원 장관 “모듈러 공법 확산 힘 보탤 것”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최근 건설현장에 ‘친환경 공법’ 바람이 불면서 건설사들이 모듈러(modular) 주택시장 선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모듈러 건축이란 기둥·보·슬라브 등 주요 구조물과 건축마감·화장실·가구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건축물을 조립·완성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방식이 현장시공 방식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생산환경이 통제된 공장에서 건축부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상·기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장의 기초공사와 함께 구조물 제작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시공 방식과 비교해 공사기간 30% 단축, 공사비 25% 단축 효과는 물론 공사 과정에서 소음·분진이 적고, 폐기물도 덜 발생해 차세대 친환경 건설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 모듈러 건축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21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미국, 영국, 싱가포르,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져 오는 2030년까지 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시장 연간규모는 △2018년 123억원 △2019년 357억원 △2020년 500억원 △2021년 1767억원 △2022년 1757억원 △2023년(예정) 3609억원이다.
이처럼 모듈러 건축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업계는 관련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20년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의 모듈러 업체를 다수 인수하면서 국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GS건설의 ‘프리패브(Prefab) 사업그룹’은 지난해 56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프리패브 공법은 미리 공장에서 생산한 패널을 현장에서 이어 붙여 주택을 만드는 방식이다. 해당 사업그룹에는 지난 2020년 인수한 폴란드의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인 ‘단우드’, 영국 스틸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유럽’, 2020년 설립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전문 자회사 GPC 등이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철골모듈러 '내화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이 시스템은 기존 내화 기술이 시공성이 떨어지고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점을 보완했다. 모듈과 모듈이 만나는 하부에 내화뿜칠이 돼있는 내화보드를 부착해 3시간 동안 내화성능을 확보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준공했다.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은 13층, 106가구 규모의 중고층 모듈러 주택으로, 경기주택공사(GH)가 발주하고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국가 R&D 사업으로 진행됐다.
그간 13층 이상 건물은 3시간 이상의 내화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건축법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 모듈러 주택은 12층 높이로 조성됐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12층 높이를 넘긴 모듈러 주택 건설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가리봉 舊 시장부지 복합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등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진행 중이다. 주택 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 11월 완공한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 등 플랜트 사업 현장에도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자회사 포스코A&C는 모듈러의 설계, 공장제작, 시공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최초 모듈러 공동주택인 청담MUTO를 시작으로 △SH 가양 라이품 △평창동계올림픽 호텔 △LH 옹진백령 공공주택 △세종 사랑의 집 등 국내 최대 모듈러주택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주택사업인 ‘세종 6-3 생활권 통합공공임대주택(UR1·UR2)’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듈러 건축 자회사 코오롱이앤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서울대병원 문경 음압병동을 적층형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해 주목을 받았다. 그 해 10월 국립중앙의료원에 인필형 모듈러 방식을 적용해 3층 규모의 병동을 준공했다.
코오롱이앤씨는 의료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모듈러공법 기술을 앞세워 오피스, 복합 상업시설, 하이엔드 주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모듈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사격도 향후 모듈러주택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경기 용인시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준공식에서 “모듈러 공법은 건설업의 제조업화를 통해 기존 건설산업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라며, “관련 산업 육성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수요를 창출해 국내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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