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0~15일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찾는다.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조율 중인데, 성사 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 폴란드 순방 일정을 브리핑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10∼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찾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한다.

윤 대통령이 북미·유럽의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신흥안보 위협 등에 관해 각국 정상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 네덜란드·노르웨이·리투아니아 등 5개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도 소화할 예정이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주최하는 나토 동맹국·파트너 대상 만찬에도 참석하고,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조율 단계지만, 성사된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중점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오염수와 관련한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일본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는 물음에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 사전에 논의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일본 총리는 일본 국민 건강과 안전, 가까운 이웃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면서 "일본 측의 언급이 있다면 우리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필요한 말씀을 하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12일 저녁에는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한다. 이는 폴란드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다. 현직 대통령이 폴란드를 찾은 것은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김 차장은 "폴란드 방문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폴란드에는 국빈 방문이 부재, 공식 방문으로 지칭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는 국빈급 공식 방문 모두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올해 10주년을 맞은 만큼, 이 자리에서는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폴란드 총리, 상·하원 의장과도 각각 면담하고 무명용사 묘지 헌화 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14일에는 두다 대통령과 함께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후 바르샤바대학에서 미래세대와의 만남을 갖고 폴란드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 6월 초청 이후 폴란드는 최고 예우를 갖춰 윤 대통령 부부를 모시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서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자 동유럽 전략적 요충 국가인 폴란드와의 협력 심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 일정에 우크라이나 방문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는 윤 대통령이 리투아니아, 폴란드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크라 별도 방문 내지 정상회담은 계획에도 없고 현재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