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자동차가 13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5 N은 현대차 사상 최고성능을 자랑하는 차다. 현대차는 고성능 스포츠카나 최고급 세단의 경연장인 굿우드 페스티벌을 데뷔 무대로 결정,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차를 소개할 정도로 신차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다.
정의선 회장은 "(아이오닉 5 N은) 운전을 재밌게 할 수 있다. 직접 해 보셔야 안다. 옆에 타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모두 재미있게 일을 하면서 만든 차다. 특히 연구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해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을 시작으로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Hyundai Motor Way)’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노하우를 양산차에 적용하는 ‘N’ 브랜드와 친환경 전기차를 결합, 친환경성과 운전의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회사측 복안이다.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노하우 전기차에 접목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에 ‘전륜 스트럿 링’, ‘서브프레임 스테이’ 등을 적용해 전반적인 차체 강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후륜 휠하우스 안쪽의 차체를 보강해 기존 아이오닉 5 대비 비틀림 강성을 11% 증대시켰다.
현대차 최초로 전동화 시스템(PE, Power Electric)에 하이드로 마운트를 적용했다. 유체의 관성을 활용해 노면의 충격과 전동화 시스템의 움직임을 저감하는 기술로, 주행 중 진동을 개선함으로써 향상된 승차감과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아이오닉 5 N에 WRC 랠리카에도 적용된 기능통합형 액슬(IDA, Integrated Drive Axle)을 전∙후륜에 모두 적용했다. 기능통합형 액슬은 휠 조인트와 허브의 일체화로 부품 수가 줄어든다. 이를 통해 무게를 줄이고 조립 구조가 단순해져 강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구현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밖에 출력과 기어비를 높인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R-MDPS), 고성능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새로 개발된 피렐리의 고성능 광폭 타이어(275/35R21) 등도 ‘고성능 전기차’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신차의 전륜에는 직경 400㎜ 대구경 디스크와 4피스톤 모노블록 캘리퍼가 적용돼 고성능 전기차에 걸맞은 제동 성능을 확보했다. 언더커버 디퓨저, 냉각홀 등 공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제동 시 냉각 성능을 향상시키는 부품들도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성과들이다.
‘N 브레이크 리젠(N Brake Regen)’ 시스템은 적용돼 일반 브레이크의 사용을 줄이면서도 전반적인 제동성능을 높였다. 특히 트랙 주행 시 제동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후륜의 회생제동 제어를 최적화하고 ABS 작동 중에도 회생제동이 실행되도록 했다.
아이오닉 5 N은 서킷이나 와인딩 코스 주행 시 브레이크 페달과 엑셀 페달을 동시에 밟는 왼발 브레이크 주법도 사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코너링 상황에서 보다 정밀하게 차량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고성능 전기차만의 매력 ‘주목’
아이오닉 5 N에는 전기차만이 구현 가능한 기능들도 다수 탑재됐다.
‘N 페달(N Pedal)’ 모드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을 활용, 코너링 성능을 높이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후륜 구동분배비를 적절히 조절하고, 회생제동량과 모터 응답성을 높여 빠르게 감속하면서 신속한 하중이동으로 민첩하게 코너에 진입하도록 돕는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N Drift Optimizer)’는 전∙후륜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 차가 실제 조향 목표보다 안쪽으로 주행하는 현상인 ‘오버스티어(over steer)’를 유도하고, 선회 탈출 시에는 구동력을 전륜에 적절히 배분해 보다 쉽게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전∙후륜의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할 수 있는 ‘N 토크 디스트리뷰션(N Torque Distribution, NTD)’도 탑재됐다. 운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전∙후륜 구동력 분배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륜, 후륜, 사륜구동 등 구동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주행 특성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오닉 5 N의 파워트레인에는 일정 시간동안 출력을 크게 높여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모드인 ‘N 그린 부스트(N Grin Boost, NGB)’가 탑재됐다. 활성화하면 아이오닉 5 N의 성능은 합산 최고출력 478㎾(650마력), 최대토크 770Nm(78.5㎏f·m), 0→100㎞/h 가속시간 3.4초 등으로 극대화된다.
아이오닉 5 N에 탑재된 고성능 후륜 모터는 2개의 인버터를 장착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일상 주행 시에는 하나, 고속 주행 시에는 2개의 인버터가 작동해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모터 출력을 발휘한다.
고성능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열 관리 시스템도 회사가 강조하는 요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N의 헤드램프 아래쪽 디자인을 공기가 추가로 유입될 수 있도록 변경해 냉각 면적을 늘리고, 모터와 배터리 각각에 강화된 냉각 장치를 배치해 전반적인 냉각 성능을 높여 트랙 주행 중 성능 저하를 최소화했다.
또, 주행 목적에 따라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N Battery Preconditioning, NBP)’도 적용했다.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은 드래그 모드(단시간 최대 출력 주행)나 트랙 모드(장시간 고부하 주행) 선택 시 주행 시작 전에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예열하거나 냉각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운전의 즐거움 선사하는 전동화 기술들
아이오닉 5 N은 내연기관 모터스포츠 차량에서 영감을 받은 가상 변속 시스템 ‘N e-쉬프트(N e-Shift)’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 Active Sound +, NAS+)로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
N e-쉬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 차량의 변속 느낌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변속 충격과 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와 연동된 가상의 엔진 RPM과 기어단이 클러스터에 표시돼 가감속시 보다 직관적인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한 차원 진화한 가상 사운드 시스템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RPM, 속도, 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총 10개의 스피커(내부 8개, 외부 2개)를 통해 차량 내부는 물론 외부에도 실감나는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에는 총 3가지의 주행 사운드가 있다. ‘이그니션(Ignition)’ 모드는 내연기관 N 차량의 2.0 터보 엔진 사운드를 계승해 가상의 RPM 및 토크와 일치하는 엔진 사운드를 제공함으로써 내연기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에볼루션(Evolution)’ 모드는 RN22e와 N 2025 그란투리스모의 사운드를 계승한 고성능 전기차 전용 사운드를 제공하며, ‘슈퍼소닉(Supersonic)’ 모드에는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사운드를 적용해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소닉 붐 사운드를 변속음에 구현하는 등 지금까지의 차량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주행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이밖에 아이오닉 5 N은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800V 초급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 사용도 가능하며 800V 초급속 충전 시 18분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탑재돼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전자기기를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