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허인·이동철 지주 부회장…국민은행 출신 공통점
은행·보험·카드 대표 거쳐…'박정림 KB증권 대표'와 각축
회추위 "이달 말 후보 6인→3인, 9월 8일 최종 1인 확정"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 6인을 발표한 가운데 숏리스트에 포함된 양종희, 허인, 이동철 부회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과거 보험, 은행, 카드 등 주력 계열사의 대표를 역임하면서 크고 작은 성과를 낸 인물들이다. 또 다른 후보인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공개되지 않은 외부인사 2인이 앞으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나 업계에선 1961년생 동갑내기 부회장 3인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전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내부 후보자 4인, 외부 후보자 2인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 주말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차기 회장은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목을 끄는 후보는 양종희, 허인, 이동철 부회장이다. 1961년생으로 나이가 같다는 점 외에도 모두 KB국민은행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계열사 대표 시절 실적 성장을 이끄는 등 공헌도가 높다는 평가다.
먼저 양종희 부회장은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나왔으며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을 지냈고, 금융지주에선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전략기획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후 양 부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이 KB금융의 계열사로 편입된 이래 2016~2020년 KB손해보험의 초대대표를 지냈다.
KB손해보험이 공시한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양 부회장의 대표 첫해인 2016년 KB손보의 연 순이익은 3021억원(이하 연결기준)에서 1년 만에 3640억원으로 20.5% 성장하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코로나 확산으로 투자영업 손실 등이 커지면서 임기 후반에는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2020년 순익은 1406억원까지 줄었다. KB손해보험은 이후 반등하면서 작년 한해만 5686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양 부회장은 지주에서 △개인고객부문장 △WM/연금부문장 △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인 허인 부회장은 현재 지주에서 글로벌부문장과 보험부문장을 담당하고 있다. 1988년 한국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한국장기신용은행은 1999년 1월 국민은행에 합병됐다.
합병 이후 국민은행에서는 △대기업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신림남부지점장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을 지냈으며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은행장은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4년여간 역임했는데, 국민은행은 이때 꾸준한 실적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취임 첫해인 2017년 국민은행은 2조17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2018년 순익은 2조2591억원, 2019년엔 2조4391억원을 잇따라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2020년 순익은 2조319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임기 마지막해인 2021년 다시 2조5380억원으로 순이익이 9.4% 늘면서 '리딩뱅크' 경쟁을 이어나갔다.
제주 출신 이동철 부회장도 KB국민은행 출신으로 1990년부터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뉴욕지점장, 2006년 전략기획부장을 거쳤으며 2010년 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엔 △KB생명 경영관리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시너지추진부 총괄 전무 △KB금융지주 전략총괄 CSO 부사장을 맡았다.
국민카드를 이끈건 2018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다. 이동철 부회장은 이 기간 코로나19 확산에도 꾸준하게 실적을 키웠다.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이동철 부회장의 대표 취임 첫해인 2018년 국민카드는 순익 2866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엔 이보다 10.5% 증가한 3166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2.3% 늘어난 3240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2021년에는 30% 급성장하면서 4211억원을 시현했다. 이 부회장은 국민카드 대표를 물러난 이후 지주에서 글로벌부문장, 보험부문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디지털부문장, IT부문장을 맡고 있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이달 29일 부회장 3인 외 박정림 KB증권 대표, 외부인사 2인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하고 후보를 3인으로 압축한다. 이후 다음달 8일엔 2차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