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에 전화 협조…직원 반발에 '자율참석' 변경키도"
"11일 퇴영식·K팝콘서트 지원목적이나 아직까지 내용 전달無"
"타 기관에게도 같은 방식이었을 것", "일 처리가 맞나" 비판↑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후반부에 접어들었으나 정부, 조직위원회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퇴영식 및 K팝 콘서트' 지원인력으로 공공기관 직원 약 1000명이 동원됐다고 알려지면서 '뒷수습' 논란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기재부)에 속한 금융 공공기관 직원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이 논란은 금융권 안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 공공기관 직원들은 기재부가 절차없이 전화로 급하게 인력을 요청했고, 10일 예정이었던 폐영식·콘서트 오리엔테이션의 일정조차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잼버리 조직위 요청에 따라 공공기관 40여곳에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일부 보도를 보면 동원 예정인 직원들은 총1000명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기재부 소속 금융기관도 속해 있다.
각 금융기관에 요청한 인원은 규모에 따라 10~50명 정도다. 오리엔테이션, 퇴영식, KB팝 콘서트가 열리는 오는 11일까지 현장 지원이 가능한 직원,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지원들이 대상이 됐다.
하지만 기재부가 정식 공문이 없이 전화·구두로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 기관은 부서당 1~2인 지원해달라고 안내했는데, 직원들의 항의에 자율참석으로 지침이 바뀌는 해프닝까지 생겼다.
이러한 행태에, 관계자들은 기재부가 금융기관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기관의 예산 등을 쥐고 있으며 '관계상 우위'에 있는 기재부의 협조는 곧 '강압'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선 '다른 공공기관들에게도 이런 막무가내식이었을 것'이라는 날선 발언도 있다. 이외에도 차출되는 직원들은 결국 '저연령·저연차'가 될 것이라며, 또 다른 불평등이 생길 수 있다는 내부의 우려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라며 "정부, 여론은 '아이돌이 출연하는데 보고오면 되는거 아냐'라는 식으로 쉽게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게 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당장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또 지원 요청 이후 과정도 매끄럽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1일 잼버리 퇴영식, K팝 콘서트 사전 오리엔테이션은 전날인 오늘(10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차출 직원들에게 현재까지(오전 11시 기준)도 교육 시간, 일정, 내용조차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 카눈의 영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에서, 안전 대책도 직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잼버리의 현 상황과 기재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각 금융기관에게 1시간 만에 무작정 명단을 달라고 하고, 또 언제 어떤 일을 할지도 모르는데 직원들에게 신청부터 하라는 식은 말이 안된다. 이러한 일 처리가 맞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차출 논란 외에도 일부 은행들이 지난 8일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숙소로 연수원을 제공한 것을 두고도 금융권에서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8일 정부가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숙소로 제공할 수 있는 기관(금융사 등)들을 급히 파악했고, 모든 기관들은 정부에 (숙소) 제공 가부에 대해 답변했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중 수도권 가까이 위치해 있으면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연수원을 정했다"라며 "은행이나 금융사, 기업이 연수원 제공을 할지 말지 결정을 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잼버리 퇴영식, K팝 콘서트는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동) 열릴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참가자들이 입장을 하고, 퇴영식은 오후 5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될 계획이다.
콘서트는 7시부터 열릴 것으로 전해진다. 퇴영식,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이날 경기장엔 전국에서 1000대의 버스가 도착할 알려지면서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