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티저 유튜브 공개…언리얼 엔진 기반 정교함 높여
두나무·메타 등 메타버스 지지부진…시장 분위기 냉랭
빗썸, 거래소 의존 탈피 시급…"콘텐츠·수익모델 개발 집중"

네모월드 티저영상. 사진=빗썸메타 제공
네모월드 티저영상. 사진=빗썸메타 제공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빗썸이 내년에 선보일 메타버스 플랫폼 '네모월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네모월드는 현재 빗썸 자회사 빗썸메타가 개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20초 분량의 티저영상을 공개하며 궁금증을 유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네모월드가 가상자산 거래소 플랫폼에 치우친 빗썸의 수익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한풀 꺾인 메타버스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메타는 지난 10일 네모월드의 티저와 함께 몇가지 특징을 공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언리얼 엔진 5는 3D 게임을 개발할 때 쓰이는 제작 툴로, 최근 등장하고 있는 RPG게임에 대부분 쓰이고 있다.

작년 8월부터 네모월드를 개발해온 빗썸은 언리얼 엔진 5로 메타버스 안에서 게임같은 정교한 그래픽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빗썸메타 관계자는 "실물상품과 비슷한 퀄리티와 함께 영화 같은 연출·비주얼로 다른 메타버스와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빗썸메타에서 네모월드를 개발하는 인원은 현재 40명이며, 앞으로 2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네모월드 론칭 이후 이용자가 늘고, 당장의 수익(구독, 광고 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거래소들이 메타버스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해외 메타버스 기업도 고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나무의 보고서를 보면 세컨블록을 비롯해 업비트, 업비트NFT를 포함한 거래 플랫폼 사업 매출은 올 1분기 전년보다 29.3% 감소한 29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98.84%에서 97.81% 줄었다.

가상화폐 가격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또한 세계 NFT 거래량의 감소 흐름도 매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메타버스마저도 매출 감소를 만회할 수 없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두나무는 대신에 △RMS(증권 솔루션 서비스) △루니버스(블록체인 플랫폼) △주주리걸(주주관리 서비스) 등 서비스 직접 영업 매출을 1분기 34.1%나 늘렸다. 매출 비중도 1.16%에서 2.19%로 커졌다. 수익 다변화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해외 기업도 메타버스 사업이 부진한건 마찬가지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메타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 사업부는 2분기 37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28억달러)보다 손실폭이 더 커졌다. 매출도 38.9% 줄어든 2억760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로블록스도 올 2분기 2억828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일 평균 활성사용자는 6550만명으로 25% 늘어났으나, 이용자 1명당 평균 예약금액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1.92달러에 그쳤다. 수익 정체가 관측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타버스 관심도가 줄고 있다는 점도 이겨내야 할 장애물 중 하나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메타버스에 대한 검색빈도는 지난해 10월 22~29일 최대 수준(100점)을 기록한 이래 이번 달 6~12일엔 39점까지 낮아졌다. 

두나무, 코빗과 달리 메타버스를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인 빗썸은 현재의 냉랭한 시장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빗썸의 매출이 대부분 거래소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과 빗썸라이브의 휴업 등 '자회사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장애물로 꼽힌다. 

더욱이 빗썸의 1분기 순이익이 1년만에 20% 줄어든 터라 네모월드는 크립토 윈터가 끝나지 않는 한 내년 실적 반등의 키를 쥔 핵심사업이다. 빗썸과 빗썸메타는 네모월드가 새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수익모델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네모월드 안에서 효용을 얻기 위해선 플랫폼 내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다"라며 "개발사인 빗썸메타 측에선 이와 동시에 적절한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영향력 있는 카운터 파트너들과 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빗썸메타 관계자도 "네모월드는 오프라인 세상과 가상세계 연결점에 중점을 두고 개발 중에 있다"며 "동시에 각종 패션 브랜드들과 디지털 트윈커머스 사업도 논의 중이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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