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MSPO 2023’에서 육·해·공 첨단 무기체계를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MSPO’는 1993년 시작된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방산전시회로 올해 31회째를 맞았다. 유럽 전시회 중 파리와 런던의 무역 전시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폴란드 국방부와 국영 방산그룹 PGZ가 후원하는 이번 MSPO는 이달 5~8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며 한국은 2017년에 이어 주도국 자격으로 참가한다.
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무인 무기와 육·해·공·우주 분야 첨단 무기체계를 앞세워 전쟁 이후 재건 분야와 향후 유럽의 무기 교체 수요 공략에 나섰다. 올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통합사 출범과 5월 한화오션의 그룹 편입 이후 공동 참가하는 첫 글로벌 행사다.
8일 유럽외교협의회(ECFR)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의 재무장 비용은 약 1005억유로(약 143조7700억원)로 추산된다. 이중 보병전투차량은 11조원, 자주포는 10조원, 다연장 로켓시스템은 5조원 이상의 교체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전시회장 입구 좌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발사대와 폴란드 옐츠사의 차량이 결합된 ‘천무체계(폴란드명 HOMAR-K)’가 미국의 다연장로켓 ‘하이마스’와 나란히 전시됐다.
한국관 정중앙에 375㎡ 크기의 통합전시관을 차린 한화는 미래형 국방로봇인 무인수색차량에 지대지 유도탄 ‘천검’을 탑재한 무기체계를 처음 선보였다.
국내 양산을 앞두고 외부에 첫 공개되는 ‘폭발물탐지·제거로봇’은 종전 이후 민간인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유럽의 미래를 재건하기 위한 기술로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장갑차 도입을 계획 중인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 7월 호주 정부가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한 ‘레드백’을 앞세웠다.
한화오션도 세계 잠수한 교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배치(Batch)-II’ 모형을 전시했다. 세계 두 번째로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한 디젤 하이브리드 잠수함이다.
한화시스템은 우주에서의 정찰 솔루션으로 최악의 조건에서도 육·해·공 무기체계를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해 미래형 전투에 나설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하고 해저 지형을 정밀 파악하는 ‘합성개구소나(SAS) 자율무인잠수정(AUV)’과 바닷속 3차원 지형을 그리는 ‘측면주사소나(SSS) 자율무인잠수정’을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한국관에 부스를 배치하고 정부 방위산업 지원정책에 맞춘 ‘원팀(One Team)’ 전략의 ‘K방산’ 대표주자로서 나섰다.
이번 전시회에서 KAI는 폴란드 수출형 ‘FA-50PL’ 전투기와 잠정전투적합 판정을 받아 성능이 입증된 ‘KF-21’ 한국형전투기, 소형무장헬기(LAH), 수직이착륙무인기 ‘NI-500VT’, 무인 AAV(미래항공기체) 등 차세대 주력 기종을 선보이며 마케팅을 전개한다.
특히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FA-50과 KF-21 마케팅에 집중했다.
KAI는 유럽 시장에 KF-21의 확장성과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전시장 내 ‘유무인 복합체계 존’을 구성하고 6세대 전투기로의 진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KF-21은 FA-50과의 운용 호환성과 기종 전환 용이성이 높아 폴란드에서도 차기전투기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폴란드와 인접한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NATO 회원국 주요 관계자를 만나 FA-50과 KF-21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잠재고객을 발굴한다. 개막 당일에는 PGZ와 FA-50 후속지원·미래사업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FA-50 등에 장착·운용 가능한 유도무기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와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을 비롯해 ‘현궁’, ‘신궁’ 등 지상 유도무기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공격용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홍보한다.
LIG넥스원의 대표 유도무기인 신궁은 국내에 배치된 단거리 대공미사일체계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며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은 적의 전차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된 3세대 대전차 유도무기다.
기아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유럽 지역 최초로 ‘수소 ATV(수소동력 경전술차량) 콘셉트카’를 공개했음벼 소형전술차량 ‘4인승 카고 트럭’과 ‘박격포 탑재차’를 함께 전시했다.
수소 ATV 콘셉트카는 기존 엔진 구동 ATV 콘셉트카를 수소 동력을 활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차량으로 저소음 기동을 통해 안전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친환경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다.
소형전술차량 4인승 카고 트럭은 기존 카고 트럭의 디자인을 일부 변경해 선보이는 차량으로 병력 운송과 무기 운반이 동시에 가능한 적재함을 장착해 활용성을 높였다. 기아의 ‘캡샤시’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된 박격포 탑재차는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형태를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특징이다. 기아의 소형전술차량은 2016년 양산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국군의 대표 이동 수단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 현장을 찾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만나 폴란드 방산기업과의 합작 제품 등 기술지원 방안과 현지 조선소 활용 등 협력체계 구축, 항공정비(MRO)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강구영 KAI 사장과 전시를 둘러보며 FA-50의 유럽·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진출 기회 모색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