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주요 그룹 총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업협력 소식을 국내로 전달하는 등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의 초대형 프로젝트 ‘네옴시티’와 관련된 수주 소식도 조만간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인들이 현지 정부·재계 인사들과 만나 신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양국 간에 총 46건의 업무협약 및 계약이 체결됐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과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중동 내 합작 공장 건립 합의에 큰 관심이 쏠렸다. 현대차가 사우디 현지에 생산시설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PIF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반제품조립(CKD) 합작공장을 짓는다. 양측은 공장 건설에 5억달러(약 6750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한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한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하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당장 사업에 돌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총 사업비 155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블루암모니아 생산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양국 정부간 맺은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것이다.

이외에도 업무협약은 건설 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중심으로 이뤄졌다.

네옴시티와 관련한 협력 추진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산업·주거·관광 특구 건설이 이뤄진다. 사업 규모는 5000억달러(약 678조원)에 달한다.

앞서 삼성물산‧현대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한 삼성은 물론,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을 계기로 중동의 주요 국가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방산이 주력인 한화그룹도 네옴시티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터널과 항만 등 33조원 규모의 6개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수출이 막바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나라의 지대공 요격 체계 ‘천궁-2’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현지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한국은 네옴시티 같은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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