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 유지…7회 연속 동결
"물가 상승 둔화 전망, 가계부채 증가 추이 보며 긴축"
"시장 상황 면밀히 점검, 향후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을 전망하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발표 직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며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 확대와 낮은 실업률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향후 국내 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으나 성장경로 상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 불확실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 여파로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소비자물가의 경우 농산물·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3.8%로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2%로 낮아졌다.
금통위는 "국내 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중 3% 내외를 나타내겠으며, 연간으로는 올해 3.6%, 내년 2.6%로(8월 전망치 3.5%·2.4%) 전망된다"며 "근원물가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으며 올해와 내년 상승률은 각각 3.5%·2.3%로(8월 전망치 3.4%·2.1%) 예상,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세계경제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근원물가는 더디게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상당폭 약세를 나타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움직임·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파급효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외환시장 상황에 대해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높아지면서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돼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했고 주가는 상승했다"며 "가계대출은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고, 주택가격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