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6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이상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3명은 여성으로, 인재 등용의 폭을 넓혔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집권 3년 차에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가르는 총선이 열리는 만큼, 대대적인 쇄신을 통해 국정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재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국가보훈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6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으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비서실장은 “최 후보자는 정통 경제 관료로서 거시, 경제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 갖고 있는 경제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라면서 "물가고용 등 당면한 민생 경제를 챙기면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 장관으로 임명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회 청문 절차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후임으로 강정애 전 숙명여대 총장이 내정됐다. 김 비서실장은 강 전 총장을 내정한 배경에 대해 "저명한 여성 경영학자로 경륜 있고 학계 내 신망이 두터운 원로 교수”라면서 “본인이 6.25 참전 용사 딸이고, 또 시댁은 독립 유공자의 손주며느리로서 보훈 정책에도 평소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나라가 내 역할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는 각오로 나왔다"며 "이분(유공자)들을 존경받게 하고 빛나게 하는 데 보훈부 직원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부 장관 후임을 맡을 후보자에는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명했다. 김 비서실장은 "대표적인 도농 균형 발전 전문가로 현재도 대통령직속 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윤석열 정부의 농정정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업적과 현장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농촌, 살기 좋은 지방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우리 정부 농정 분야의 국정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제 온 힘을 바치겠다"면서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박상우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을 발탁했다. 김 비서실장은 “국토부에서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역힘한 국토교통분야의 정통 관료"라면서 "풍부한 정책 경험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인물로, 국민 주거 안정을 강화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국민의 주거 안정과 교통편의 증진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는 부처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청문회를 잘 거쳐 대통령을 잘 보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으로는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는 1970년생으로 이번에 발표된 인사 중 가장 젊다. 김 비서실장은 "해양자원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 업적을 쌓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당시 파격 발탁된 이후 원만한 조직관리로 호평을 받아왔다"면서 "해수 분야의 탁월한 전문성과 리서십을 중심으로 수산물 안전관리 및 어촌 관리 강화 등 산적한 정책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가장 젊은 후보자라고 하셨는데, 더 열심히 뛰라는 이야기로 알아듣겠다"면서 "정부와 해수부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연안 경제와 지역 주민들의 활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 후임에는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후보자로 발탁했다. 오 후보자는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베트남대한민국대산관 대사를 거쳐 외교부 2차관을 역임한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이다. 김 비서실장은 "외교 2차관을 역임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인물"이라면서 "경제외교 분야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중기의 신시장 개척과 글로벌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우리 경제의 기반이 되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그리고 소상공인을 전담하는 부처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굉장히 마음도 무겁고 또 어깨도 무겁다"며 "공직 기간 내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조를 지니고 일해 온 만큼, 청문 절차에 임하면서 만약 제가 다시 임명된다면 발로 뛰면서 세심하게 그리고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조직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박·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었던 정책실장을 폐지했던 윤 대통령은 이를 다시 신설하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승진 기용했다. 또한 수석비서관 다섯 명을 일괄 교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