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 눈높이 안 맞는 모든 기득권 내려놓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가 제안한 '주류 희생' 등의 혁신안 등에 대해서도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 까다로운 의제도 있지만,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조만간 구성될 예정인 공관위 등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그동안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 줬다"며 "인요한 위원장을 포함한 12명의 혁신위원 한분 한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으로 혁신위를 띄웠다. 혁신위는 ‘당 지도부·중진·친윤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등의 혁신안을 제안했으나,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로부터 외면받았다. 결국 쇄신 동력을 상실한 혁신위는 예고일보다 2주 일찍 활동을 접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 활동 종료와 함께 공관위 출범에 박차를 가해 당 혁신 의지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권'을 약속했던 혁신위가 별다른 성과 없이 빈손으로 조기 해산되자 화살은 김 대표를 향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득권을 어떻게 내려놓을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김 대표는 당 대표 출마 시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주 당 내부 자료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서울 6석을 예상했다고 했다. 김 대표와 지도부는 총선 승리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하태경 의원은 "김 대표의 3·8 전당대회 당시 공약인 ‘5560 비전(당 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을 언급하며 “공약을 지키는 길은 자진 사퇴뿐"이라면서 김 대표의 ‘기득권 내려놓기’ 발언에도 “기다리다가 숨넘어간다”며 “무작정 시간 끌기, 이제는 안 통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고위와 공관위 등에서 혁신안을 지속해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총선 전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소위 당내 중진이라는 분들이 당 대표가 물어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는데,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는 멈춰야 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김 대표가 당장 물러나는 게 답이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되는 공천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가람 최고위원은 "그저 당 대표가 물러나라는 건데, 도대체 대표가 물러나는 것에 어떤 혁신과 전략이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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