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업황 부진 우려에 대형·중소형 증권사 수익화 전략 갈려
대형,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서 해결책 찾을 것
중소형, 지속·안정적 수익 창출...중장기적 성장 기반 닦겠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올해 증권업 전반의 높은 불확실성이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 CEO들은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대형 증권사 수장들은 해외로 눈을 돌린 반면 중소 증권사 수장들은 공통적으로 내실 다지기와 안정된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CEO들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올해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PF 부실 논란과 홍콩 ELS 사태 등 각종 리스크에 휩싸인 증권사들은 한목소리로 '리스크 관리'를 키워드로 꼽았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CFD(차액결제거래) 사태에 이어 국내외 부동산 손실분 등을 반영해 막대한 충당금을 쌓았으며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따라서 수익성 개선 및 소비자 신뢰 강화를 위해 리스크 관리가 필수임을 증권사 CEO들이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올해 증권 업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서로 다른 전략들을 내세웠다. 먼저 대형 증권사 수장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확장을 노리고 있다.

김미섭,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초격차를 내기 위해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성장지역과 분야에 자원을 계속 배분해 해외법인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 로컬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기점으로 글로벌 WM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향후 20년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인도 시장을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시장과 홍콩, 뉴욕 등 선진국 시장의 지역별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인도 9위 증권사인 쉐어칸을 4800억원 들여 인수했다. 앞서 2006년 미래에셋운용 인도 법인이 먼저 자리잡아 9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운용과의 시너지를 통해 인도를 글로벌 비즈니스의 거점을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성현, 이홍구 KB증권 대표도 "뉴욕, 홍콩 등 선진 시장에서는 본사 영업조직과 긴밀한 협업 하에 글로벌 세일즈와 IB를 중심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인도네시아·베트남 현지법인은 디지털 기반 대량 고객 확대와 시장 점유율 향상을 통해 해당 국가 내에서 디지털 선도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성장전략의 추진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고객은 누구나 다 아는 상품에는 매력을 못 느낀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우수한 상품과 딜을 적극적으로 런칭하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역시 "고객의 투자지평을 글로벌로 넓혀야 한다"며 "국내 투자라는 익숙한 솔루션만을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을 뛰어넘어 새로운 투자 솔루션을 찾고 점점 스마트해지는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 증권사들은 주요 사업 중 하나였던 부동산PF가 지난해 불황을 겪으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위험하고 큰 수익보다는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성을 갖출 것을 목표로 했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는 "그동안 축적해 왔던 역량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해 우리의 강점인 신사업·신기술 영역의 벤처·중소 및 중견기업과의 비즈니스 분야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단단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도 "올해는 각 사업부문별 고도화 및 세분화된 전략을 도입하고 실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명확한 미래 비전을 세우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질적 실행계획과 실천방안을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역시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한 사업 모델을 보강하고 안정성과 지속성을 겸비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는 단기 수익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대해 최악의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히 두 자릿수의 ROE를 달성할 수 있는 강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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